[프로농구] LG ‘리본 투혼’ 무위…삼성 4강 진출

[프로농구] LG ‘리본 투혼’ 무위…삼성 4강 진출

기사승인 2009-04-02 22:44:01
"
[쿠키 스포츠] 부친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코트를 비운 현주엽에게 위로의 승리를 전하려던 창원 LG의 동료애가 무위로 돌아갔다.

LG 선수들은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차전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유니폼에 검은 리본을 달고 나섰다. 이날 새벽 팀 동료 현주엽의 부친이 암 투병 중 작고했기 때문.

LG 강을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에서 열심히 뛰는 것이 함께 하지 못한 동료에 대한 예의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얼굴에서도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1일 경기에서 이겨 2패 뒤 1승으로 기사회생하긴 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절박감보다는 동료의 슬픈 마음을 승리로 달래주려는 듯한 표정이 묻어났다.

하지만 LG는 애런 헤인즈(17점)를 앞세운 삼성에 골밑을 내주며 밀렸다. 삼성은 7점 안팎의 리드를 잡고 전반을 앞서갔다. 그러나 LG는 브랜든 크럼프(20점)와 기승호(16점)가 착실히 점수를 쌓으며 끈질기게 삼성을 추격했다. LG는 박광재(10점)와 아이반 존슨(18점)이 공격에 가세하며 3쿼터에 기어이 역전을 시키고 분위기를 바꿨다. 66-66 동점으로 3쿼터를 마친 LG는 존슨과 크럼프, 기승호의 연속 득점으로 74-68로 앞서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LG는 74-68로 앞서던 종료 7분47초를 남기고 6분 26초 동안 무득점에 묶였다. 5차례 슛 시도가 모두 불발되는 동안 저지른 6개의 실책이 뼈아팠다. LG의 소나기 실책은 상대 득점 기회로 이어졌다. 삼성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테렌스 레더(41점)-강혁-이규섭(20점)이 번갈아가며 득점을 올려 75-74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이규섭의 3점슛과 레더의 연속 골밑슛, 헤인즈의 속공으로 종료 2분전 84-74, 10점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경기 시간은 1분도 채 남지 않았지만 강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칙 작전을 지시했다. 멀어지는 4강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코트에 나서지 못한 현주엽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결국 경기는 삼성이 98대 88로 이기며 6강 플레이오프 전적 2승 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은 오는 7일 울산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홈팀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는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선정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