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맨 1주기] 故임성훈 형 “한 번만 더 내 동생으로 태어나줘”

[터틀맨 1주기] 故임성훈 형 “한 번만 더 내 동생으로 태어나줘”

기사승인 2009-04-02 16:31:01

[쿠키 연예] 혼성 3인조 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본명 임성훈·38)이 세상을 떠난 지 2일로 꼭 1년이 됐다. 경쾌하고 밝은 노래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2일 오전 고인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안성시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고인을 기억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故 임성훈 씨의 친형 준환 씨는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하늘나라로 떠나간 동생을 잊지 않고 먼 곳까지 찾아와준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씨는 추모식에 참석한 모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거듭 전했다. 그리고 4년 전 약속을 지킨 팬과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에서 온 팬에 대해 특히 고마워했다.

“4년 전 동생에게 실사 인형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한 팬이 있더라고요. 인형 제작 전문가는 아니라서 4년이 걸렸다네요. 인형을 보니 동생하고 정말 많이 닮아서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성훈이도 좋아할 것 같아서 유리관에 넣어줬어요. 또 독일에서 온 팬은 1년 전 성훈이 소식을 듣고 귀국하려다가 여의치 않아 1주년 추모식에 맞춰 귀국했다며 안타까워하더라고요. 한 분 한 분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매일 동생 생각이 난다는 임 씨는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나 동생 생일 때 가장 보고 싶다”고 밝혔다. 임 씨와 유가족은 지난해 9월3일 고인의 생일을 맞아 추모관에 다녀왔다.

“명절 때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옆에 동생이 밥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생이 옆에 있는 것 같은데 볼 수 없으니 괴로워요.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올 때 동생 생각이 많이 나요. 노래 들으면서 마음을 달래요.”

임 씨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동생의 삶을 안타까워했다. “성훈이가 입버릇처럼 ‘엄마, 형! 조금만 더 있으면 편하게 살게 해줄게. 그때까지만 참자’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어머니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는 ‘엄마 편하게 해드리려고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마음 약하게 먹으면 안 돼’라고 말하곤 했는데 동생이 먼저 가버렸네요….”

임 씨는 며칠 전 동생 꿈을 꾼 기억을 떠올렸다. “꿈속에서 성훈이가 피아노 앞에 앉아서 건반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하늘나라에서 못 다한 음악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홀로 외로운 길을 갔지만 음악이 있어서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생에게 띄우는 편지를 남겼다.

“성훈아! 오늘 널 아끼고 좋아했던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안 외로웠지? 넌 항상 우리 가슴 속에 있으니 영원히 기억할게. 지이와 금비가 아직 널 잊지 못해서 많이 힘들어 하던데 네가 기운을 가져다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네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으면 한 번만 더 내 동생으로 태어나줘. 아직 내가 너에게 못해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래…. 그리고 가족 걱정은 말고 하늘나라에서 네가 좋아하는 노래 실컷 부르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사랑한다. 내 동생.”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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