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2008년 2월 송금한 500만달러 의혹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500만달러 전체 또는 일부를 운용했고 이 중 일부가 다시 노 전 대통령의 처남(건호씨 외삼촌) 권기문씨의 개인업체 A사로 투자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500만달러 사실상 건호씨가 주인 결론=검찰은 건호씨가 박 회장의 돈 500만달러의 60%가량에 대해 사실상 권한을 갖고 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6일 "500만달러에 대해 건호씨가 어느 정도 지배력을 갖고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며 "조만간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연씨가 제출한 관련 서류 등을 통해 건호씨가 자금 운용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쉬 앤 파트너스가 권씨 회사에 돈을 투자한 만큼 건호씨가 최소한 300만달러 안팎의 실소유주라는 의미다.
노 전 대통령 측은 500만달러가 연씨에게 투자된 금액으로, 노 전 대통령 부부 또는 건호씨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건호씨는 검찰 조사에서 500만달러의 일부와 자신이 무관하다는 부분에 대해 명쾌히 답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건호씨가 고민을 많이 하면서 답변하고, 조심스럽다"며 "수사 검사가 많이 답답해 할 정도"라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건호씨가 외삼촌 권씨의 회사에 투자한 사실이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자신의 후원자인 박 회장은 물론 조카사위, 아들, 처남이 500만달러에 모두 개입된 만큼 노 전 대통령이 이 돈의 존재와 성격을 몰랐을리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500만달러 전체가 건호씨 관리 아래에 있었고 연씨는 자금 관리인 역할을 하는 데 그쳤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노 전 대통령,100만달러도
알았나?=검찰은 100만달러에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당시 이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100만달러가 대통령 관저에 전달된 2007년 6월29일 당시 대통령 공식 일정이 오후 3시쯤 끝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돈이 그 시각 이후 관저로 배달된 만큼 노 전 대통령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홍 기획관은 "그 정도면 노 전 대통령이 알았을 것이라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봉하마을서 6시간 대책회의=건호씨가 세번째로 소환된 이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지난 10일 이후 엿새만이다. 그는 이곳에서 6시간동안 머물며 노 전 대통령과 검찰 소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비서관은 "두 분이 최근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김해=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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