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안준호 감독은 17일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특유의 4자 성어를 다시 한번 꺼내들며 필승의 결의를 밝혔다. 그는 “2번째 챔프전 도전이다. 작년에는 실패했지만 1년만에 권토중래(捲土重來)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허재 감독의 전주 KCC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진출했다가 원주 동부와의 챔프전에서 1승4패로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하지만 안 감독은“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합쳐서 36승을 거뒀다. 이제 40고지를 꼭 밟아서 서울 홈팬들과 함께 서울찬가를 부르고 싶다”며 승리를 향한 의욕을 내비쳤다. 또 “미래의 국보 하승진 선수가 아직은 여물지는 않았지만 날로 일취월장하는 모습 보니까 마음 든든하고 한국 남자농구의 청신호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지도하는 허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고 하고 싶다”고 여유를 보였다.
청산유수로 쏟아지는 안 감독의 언변에 허 감독이 발끈했다. 허 감독은 현역 시절 ‘농구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실력으로 농구계를 호령했던 인물.
허 감독은 “저는 말은 잘 못하지만… 감독생활 4년만에 좋은 기회 왔고 하승진도 많이 성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챔피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시즌 4강 패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허 감독은 “그때는 서장훈이 있을 때고 지금은 하승진을 주축으로 팀 색깔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좋은 경기 할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안 감독이)비빔밥, 추어탕을 꼭 먹어야하는지 그런 얘기를 꺼내셨는데 전주는 콩나물 국밥이 더 맛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 감독이 챔프전에 선착한 뒤 KCC와 동부의 홈인 전주와 원주를 빗대 “(전주)비빔밥이든 (원주)추어탕이든 우리 선수들은 맛있게 먹을 준비가 돼있다”며 누가 올라와도 자신있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설욕인 셈이었다.
허 감독은 또 “(안 감독이) 지난해 치악산 호랑이를 못 잡았는데 올해는 농구 대통령이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안 감독을 자극했다. 이 대목에서 안 감독은 “많이 늘었네”라며 박수를 쳤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뜨겁게 달궈진 프로농구 챔피언전은 18일 전주 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4선승제로 치러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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