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장 ‘봄바람’…국내 IT 업체들 불황 탈출하나

D램 시장 ‘봄바람’…국내 IT 업체들 불황 탈출하나

기사승인 2009-04-19 17:41:02

[쿠키 경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주력 분야인 D램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물거래가격(매일 소량거래 평균가)이 큰 폭으로 올라 제조사와 수요 업체 간 대량거래에 적용되는 고정거래가격도 오랜 침묵을 깨고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가격 회복세가 완연한 LCD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D램 고정거래가격까지 본격적으로 반등한다면 국내 정보기술(IT)업체들의 불황 탈출이 빨라질 전망이다.

대만의 반도체 거래 사이트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17일 현재 D램 주력 제품인 1기가비트(Gb) 667㎒ DDR2의 현물거래가격이 1.12달러라고 19일 밝혔다. 지난 2월 초 독일 D램 업체 키몬다의 파산 소식에 반짝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줄곧 1달러 선을 밑돌다가 지난 15일 1.05달러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Gb DDR2 D램 가격 1달러는 선두 업체들의 제조원가 수준으로 심리적 안정선이다. 현물거래가격은 고정거래가격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난 2월 이후 0.88달러에 머물고 있는 고정거래가격의 반등이 기대된다.

세계 D램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고정거래가 인상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오르고 1분기 실적도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물거래가격이 19%나 오르면서 (D램 수요 업체인) PC 제조사들이 고정거래가 상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며 5∼10% 인상을 예상했다.

씨티그룹도 보고서를 통해 “D램 값 급등은 2분기냐, 3분기냐 하는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며 “2분기 D램 수요가 8% 정도 증가하는 반면 추가 감산과 라인 폐쇄로 공급은 12%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도 “고정거래가격이 1.5달러까지만 올라가면 원가 경쟁력이 월등한 국내 업체는 해외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반등 조짐과 함께 D램 업계 구조조정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대만 정부가 생존이 위태로운 자국 D램 업체들을 하나로 묶고 기술력이 있는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을 끌어들이려던 ‘대연합’ 구상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 했다. 대만 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편을 위해 타이완메모리(TMC)를 세웠지만 몇 개 업체가 여기에 합류할 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또 TMC의 제휴 파트너로 엘피다는 확보했으나 마이크론은 놓쳤다. 마이크론은 자사 기술이 엘피다로 유출될 것을 우려, TMC의 제안을 거부하고 대만 난야와의 제휴 관계만 유지하기로 했다.

결국 세계 D램 업계는 1강(삼성전자), 2중(하이닉스, 엘피다+TMC), 1약(마이크론+난야)의 구도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업계 재편은 마무리된 것 같다”며 “2분기를 거치면서 대만 제조사 가운데 몇 개 업체가 살아남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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