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외진 지역이었지만 세계인의 자동차 축제를 보러온 관중들은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장 싼 입장권이 30만원을 호가할 정도지만 F1은 중국 상류층의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자국의 드라이버와 레이싱팀을 응원하러온 유럽인들도 많았다.
첫 대회가 열린 2004년만 하더라도 허허벌판이었던 경기장 인근은 5년만에 자동차 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유치한 F1이 관광 자원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2010년에는 전남 영암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다. 대회 운영법인인 KAVO(코리아오토밸리오퍼레이션)측은 흥행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단 밥상을 차려놓으면 ‘중국 갑부’와 ‘일본 마니아’가 경기장을 가득 메꿔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남도는 경기장 일대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의 흥행을 위해 먼저 풀어야 할 2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는 국내 스포츠팬들에겐 자동차 경주가 아직도 생소한 종목이라는 점이다. 카레이싱에 대한 저변이 넓지 않아 대회 자칫 ‘그들만의 경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KAVO는 유럽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드라이버를 F1 경기에 출전시키는 방안을 놓고 물밑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하나는 13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장 부근의 숙박시설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주최측은 목포, 광주 등 인근 도시의 숙박업소를 총동원하고 크루즈 선박을 띄울 계획이지만 대회가 가깝고 쾌적한 숙박시설이 절실하다. 지갑을 열 준비가 돼있는 손님들에게 돈 쓸 곳을 마련해줘야 한다. 상하이=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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