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에 공기업 휘청휘청

경기부양책에 공기업 휘청휘청

기사승인 2009-04-21 17:13:02
[쿠키 경제] 공기업이 휘청거린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떠맡으면서 빚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경기침체 탓으로 민간의 투자자 부진해지자
제 앞가름 하기도 버거운 공기업들이 국책사업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같은 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공기업의 출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코레일 등 5개 공사의 부채 총액은 114조7205억원으로 전년도 92조 2631억원에 비해 22조4574억원, 24.3%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주공이 2007년 39조8736억원에서 51조8281억원으로 11조9545억원, 29.9%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토공이 그 다음으로 같은 기간 동안 27조353억원에서 33조9244억원으로 6조8891억원이 늘었다. 도로공사는 17조8302억원에서 20조2095억원으로 2조3793억원이 늘었고, 코레일은 5조9485억원에서 6조7963억원으로, 수자원공사는 1조5755억원에서 1조962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공사의 부채가 늘어난 것은 건설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때문. 국민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주공은 정부의 지원 자금이 건설비용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어 집을 지을수록 손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건설사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미분양 주택까지 떠안으면서 부채가 더욱 늘었다. 지난해까지 부채비율이 420%인 주공은 지난해 6100억여원을 투입해 미분양 주택 5028가구를 매입한 데 이어 올해는 3000가구 정도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토공 역시 부채비율이 472%에 이르지만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건설회사 보유 토지를 매입하는 데 각각 3838억원과 3504억원을 사용했다. 특히 토공은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택지 분양 대금 중 3조5013억원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체 회사 분양대금(4조354억원)의 87%에 이르는 액수로 대금 회수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이 불투명한 국책사업이나 민간업체들의 부실을 떠안아 실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수자원공사는 민간에서 진행되던 경인운하 사업을 맡으면서 향후 2조원 정도의 채권 발행을 통해 공사비용을 조달해야 해 부채가 더욱 늘 수밖에 없다. 코레일도 운영 수익이 저조한 인천공항철도 인수를 위해 1조원이 훨씬 넘는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부채 증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660억원에 이르는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해 이에 따르는 부실도 무시할 수 없다.
김선덕 건설산업연구소 소장은 “경기 부양을 위한 공기업의 부채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과거에 무리하게 추진했던 사업들을 재검토해 부채 비율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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