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불황이 깊어지는 가운데 코믹 코드의 연극·공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우울할수록 밝고 명랑한 내용을 접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미 방송가에는 ‘꽃보다 남자’ ‘내조의 여왕’
등 유쾌한 코드의 드라마가 대세를 이뤘다.

오픈 마켓 옥션에서는 코믹을 소재로 한 공연들의 3월 예매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4월2째주 예매율은 전 주에 비해 20% 정도 높았다. 옥션티켓 주만우 부장은 “불경기 때문인지 진지하고 심오한 내용보다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볍고 코믹한 공연이 인기” 라며 “1∼2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유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들이 한 동안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1∼3만원대에 즐 길 만한 코믹 코드 공연 리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시즌2

8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펼치는 유쾌한 신경전이 인상적인 ‘로미오와 줄리엣 시즌2’는 연인과 함께 하기 좋은 공연이다. 8명의 주인공 후보들 중에 관객이 직접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정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고딩로미오, 뻐꾸기로미오, 댄싱줄리엣, 호박씨줄리엣처럼 다양한 캐릭터의 배우들은 댄스배틀 등의 독특한 방식을 통해 주인공으로 정해진다. 전반적인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 비슷하지만 선발되는 주인공에 따라 내용이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세 친구

7만 명이 관람한 스테디 셀러 연극 ‘세 친구’는 친구들과의 일상을 통해 우정과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공연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일을 소재로 구성된 연극으로 일요일의 해프닝을 소재로 하고 있다. 관객들 중에 한 팀을 선별해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이벤트와 블로그 후기 이벤트 등도 진행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룸넘버13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 유쾌한 웃음이 인상적인 ‘룸넘버13’은 여당 국회의원과 그의 비서의 거짓말로 점점 악화되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린 연극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거짓말은 제어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결과로 이어지고 관객들에게 유쾌한 폭소와 재미를 선사한다. 유쾌하지만 너무 가볍지 않고, 코믹하지만 현실성이 살아있는 내용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랑스런 사이비

종교와 물질의 만남을 코믹하게 다룬 연극 ‘사랑스런 사이비’는 54석짜리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00분 동안 쉴새 없이 이어지는 유머와 관객과 적절히 호흡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주위 시선은 아랑곳 않고 돈을 밝히는 사이비종교 불문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종교와 돈을 비꼬는 불문교의 찬송가는 관객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친숙하다.

사기꾼들

연극 ‘사기꾼들 - 신 살아보고 결혼하자’는 외도와 동거에 대한 현대인들의 생각을 되짚어 보는 연극이다. 신세대와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세 커플이 ‘외도’의 정의와 범위’에 대한 생각을 유쾌하게 표현해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플럭

세계 최대의 공연시장인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4년 연속 매진을 기록한
엽기 클래식 퍼포먼스 트리오 ‘플럭(pluck)’가 내한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2007년 5월 한국에서 첫번째 공연을 가진 플럭은 클래식 연주에 뮤지컬과 마임 연기를 적절히 섞어 코믹극으로 재해석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팬들의 귀에 익은 모차르트와 헨델, 생상 등의 곡들을 바이올린과 첼로로 연주하며 클래식 답지않은 퍼포먼스를 기획해 웃음을 자아낸다. 첫 해 공연에서 이들은 무대 위에서 소주를 마시거나 공연 도중 ‘ 대한민국’을 외치는 등 맞춤형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재치를 발휘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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