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관들 성매매 단속 손 놓았나

전북경찰관들 성매매 단속 손 놓았나

기사승인 2009-04-27 05:08:00
[쿠키 사회] 어둠을 밝히는 선미촌의 빨간 불빛. 홀리기라도 한 듯 그 불빛을 좇는 ‘젊거나 혹은 늙은’ 불나방들을 기다려봤다.

지난 23일 자정께 거나하게 취한 양복차림의 두 남자가 택시에서 내리더니 비틀비틀 선미촌의 뒷골목으로 사라졌다. 새벽 1시24분, 창문 밖으로 빼꼼히 손을 내밀고 요란한 손짓으로 유혹하는 앞집(?)의 ‘언니’들을 뿌리치고 또 다시 골목길로 사라졌다.

전주 집창촌의 대표격인 선미촌의 뒷길.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곳에는 이렇게 양복입은 멀쩡한 20∼40대 남성들이 줄지어 들락거렸다. 어둠 속에서 망설이는 어린 남성도 보였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집창촌 뿐만이 아니다.

“전주에 유리방이라고 있는데, 혹시 아시나요?”

최근 서울에서 밖이 보이지 않는 ‘유리방’에 들어가 있는 수십 명의 여성 중 한 명을 남성이 고르는 식으로 매수하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같은 신종 성매매가 전주 모처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대학생 A씨의 말이다. 그는 ‘전주의 유리방’에 대해 정작 경찰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충격적인 고백도 전했다.

공무원 B씨는 최근 친구 한 명과 신종 성매매를 경험했다. 선미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 업소는 실제로는 미용 관련 업종인 척 영업 중이지만 소위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업소라고 했다. 그는 “이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조금 알려진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선미촌이나 유리방과는 또 다른 신종·변태적 성매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신세계였습니다”라는 말로 멋쩍게 마무리 지었다.

지난 1일부터 전북지방경찰청은 성매매집중단속을 선포하고 단속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다소 초라하다. 지난해 연간 366건을 적발하고 업주와 매수남 등 788명을 적발했고 지난 2007년에는 741건, 1539명을 처벌했다.

올해는 4월 집중단속 시작 후 2주 간 전라북도 전체 적발 건수는 한 주 평균 10건 내외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건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성매매 근절을 위한 경찰의 ‘강한’ 단속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성매매를 접하는 현실. 이 씁쓸한 현실이 왜 아직까지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선미촌 인근 주민 신모씨(28·전주시 진북동)는 “얼마 전에 집창촌 바로 앞 사거리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것을 봤는데, 바로 그 길목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단속하지 않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단속에 대한 경찰들의 의지를 시민들에게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전북일보 백세리 기자 desk@jjan.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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