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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30일, 검찰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노 전 대통령의 방어 논리를 정면으로 돌파하게 된다. 검찰과 노 전 대통령 사이에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결과는 조사 시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신문, 증거 능력 확보에 따라 판가름날 수밖에 없다.

조사 시간 확보,치열한 수 싸움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충분한 조사 시간을 확보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려면 노 전 대통령의 진술에서 허점을 캐내야 한다. 하지만 물리적 시간은 빠듯하다. 오후 1시30분 청사에 들어선 노 전 대통령이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과 차를 마시고 1120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하면 본격 조사는 사실상 오후 2시 전후해 시작된다. 조사가 밤 12시까지 이어져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은 최장 10시간이다.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빼면 실제로는 더 짧아진다.

이런 탓인지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 별로 질문 수백 개를 세밀하게 정리하는 전략을 짰다. 시간이 부족한 만큼 상황에 맞춰 질문을 첨삭하겠다는 것이다. 피의자 답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통상적인 신문방법과는 다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본적인 것은 광범위하게 모아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병우 중수1과장과 100만달러, 500만달러, 12억5000만원 등 의혹별로 검사 3명이 교대로 들어가 노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대한 신속히 조사를 마친다는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새벽 2∼3시까지 조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사실상 묵비권 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 새로운 내용을 밝히지 않고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것이다.

'박연차 대질신문' 효과는

노 전 대통령과 수감 중인 박 회장의 대질신문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박 회장은 검찰이 확실한 증거를 들이댄 뒤에야 진술하는 스타일이지만 한번 밝힌 내용은 뒤집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 진술을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깎아내렸는데도 박 회장은 진술을 번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질신문을 적극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면전에서 진술을 바꾼다면 검찰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박 회장이 최대 원군이자 적군인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은 최근 언론 보도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노 전 대통령과의 대질신문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확고한 증거가 판가름

검찰과 노 전 대통령이 소환 당일 내놓을 결정적 자료가 어떤 것인지도 주목 대상이다. 검찰은 광범위한 계좌 추적과 수많은 참고인·피의자 조사를 거친 만큼 관련 자료는 확보할 만큼 했다며 자신하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 역시 이를 맞받아칠 모종의 카드를 들고 대검청사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