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한예원 “슈가 육혜승은 없다, 연기자로 살겠다”

[쿠키人터뷰] 한예원 “슈가 육혜승은 없다, 연기자로 살겠다”

기사승인 2009-05-01 16:43:01

"[쿠키 연예] 지난해 드라마 제작 과정을 둘러싸고 스타와 소속사, 방송사의 이해관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화제를 모은 SBS 드라마 ‘온에어’. 톱스타 오승아 역의 김하늘, 방송작가 서영은 역의 송윤아를 비롯해 박용하, 김범수 등 주연배우들의 열연이 눈부셨다.

이들 사이에서 주목받은 신예가 있었다. 톱스타를 꿈꾸는 신인배우 체리 역의 한예원(24·본명 육혜승). 당시 한예원은 그룹 슈가 출신으로 연기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 ‘연기 샛별’로 각광받았다.

“연기 못한다고 매일 혼나기 일쑤였어요. 한 장면에서 수십 번 NG 내는 것은 일도 아니었죠. 스태프들은 제가 세트장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쉴 정도였거든요. 감을 잡지 못하고 헤매던 중 캐릭터를 이해하게 되면서 점점 빠져들었어요. 쉴 새 없이 달려오니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도 오르고 주변에서 ‘연기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연기 욕심이 점점 늘어요”

2002년 그룹 슈가로 데뷔한 한예원은 드라마 ‘온에어’를 통해 ‘연기자’라는 새로운 목표를 얻었다. 연기 트레이닝 한 번 받아보지 못했지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 자리까지 왔다.

“가수였던 제가 연기자가 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때마침 기회가 주어졌고 죽도록 매달렸을 뿐이었거든요. 연기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면서 앞으로 제가 가야할 길을 알게 됐죠. 슈가에서 활동했을 땐 욕심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내 것으로 소화하고 싶을 만큼 의욕도 많아졌고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줘야겠다는 욕심도 있습니다.”

‘연기하는 재미에 빠졌다’는 한예원은 ‘온에어’에서 받은 호평을 뒤로 하고 SBS 새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으로 안방극장을 다시 찾았다. 진성식품 장회장(반효정)의 손녀 선우정 으로 등장한다. 선우정은 식품 매장 일보다 쇼핑에 빠져 사는 철부지 아가씨다. 고집불통 친오빠 선우환(이승기)과 매일 티격태격한다.

한예원이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어려 보여야 하는 것’이란다. 극중 친오빠 이승기(22)의 동안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이라고.

“이승기 씨 피부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해요. 웬만한 여자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극중 여동생인데 오빠보다 나이 들어 보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같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조명 감독님께 ‘조명 화사하게 비춰주세요’라고 몰래 부탁해요. 승기 씨와는 가수 활동할 때 안면을 익혀서 호흡 맞추는데 불편함은 없어요. 나쁜 남자로 변신했는데 정말 열심이시더라고요. 승기 씨의 투혼을 보고 저도 자극받고 있어요.”



한예원은 깍쟁이? 그에 대해 오해하는 것들

실제 모습도 ‘온에어’의 체리처럼 깍쟁이 같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기 때문일까. 한예원의 털털한 성격에 놀랐다. “의외로 솔직한 편이네요?”라고 말하자 “다들 저에 대해 오해하시는 거예요”라며 억울해했다.

“학창시절 친구들로부터 깍쟁이처럼 생겨서 말 붙이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첫 인상이 강해서 절 피하던 친구들도 여럿 있었고요. 그런데 다들 친해지면 ‘너 정말 맹하다’ ‘선머슴 같다’ ‘푼수다’라고 해요. 체리 역을 맡은 뒤로는 ‘싸가지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근데요 저 도도한 여자 아니에요(웃음).”

특히 ‘가식이 없어서 좋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덧붙였다. “‘숨길 줄도 알아라’고 말할 정도로 무엇을 물으면 속내까지 다 말하는 편이죠. 또 제가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남자들 앞이라고 내숭떨면서 먹지 않아요. ‘너 이런 것도 먹어?’라고 물어볼 정도로 종목을 가리지 않죠(웃음).”

한예원, 가수 완전히 포기했다?!

한예원은 5년 정도 슈가에서 활동한 뒤 연기자로 변신했다. 슈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혜승이라는 본명 대신 예명으로 바꿨다. 하지만 가수의 끼는 숨길 수 없나보다. 요즘 여가수들의 활약상을 보면 왠지 모르게 부러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손담비 등 여가수들의 활약이 대단하잖아요. 제가 가수로 활동했던 시절만 해도 여성 그룹이 인기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거든요. TV에 나오는 여가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요즘 유행하는 노래나 춤을 유심히 봐두기도 하죠.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이나 손담비의 의자춤은 대충 따라할 정도는 돼요(웃음).”

무대에 서는 여가수들이 부럽다? 다시 가수로 활동할 계획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연기자로 변신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노래할래요’라고 말할 수 없죠. 다만 제가 갖고 있는 끼와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거절하고 싶진 않아요. 예를 들어 드라마 O.S.T나 피처링 제의가 들어온다면요. 하지만 연기자로 살기로 결심한 이상 저의 모든 것은 연기에 걸었습니다.”

디자이너로 스크린에 도전해요~

소띠 한예원의 해라서 그럴까. 드라마 촬영과 동시에 영화에 캐스팅되는 행운까지 안았다. 한석규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를 촬영 중이다. 극중 유미호(손예진)의 친구이면서 그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디자이너로 등장한다.

“드라마에다 영화까지 두 작품을 동시에 할 수 있어서 기뻐요. 영화 촬영이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임하고 있어요. 스크린에서도 독한 연기 보여 드릴게요.”

연기자 한예원은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이 되고 싶어 했다. 천천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서서히 성숙해가는 연기를 보여줌으로 ‘배우’ 한예원을 알리고 싶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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