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피의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 여부가 이번 주 중 판가름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사보고서를 검찰 수뇌부에 제출하는 4일부터 임채진 검찰총장과 수뇌부의 고민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 문제는 검찰이 단순한 법률적 검토에 따라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 수뇌부는 일단 검찰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원칙만 세웠다.
수사보고서 뭘 담았나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4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제출하는 노 전 대통령 피의 사실 관련 종합 검토 결과 보고서는 이번 수사 결과의 종합판이다. 노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는 물론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조카사위 연철호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진술 내용이 모두 포함된다. 노 전 대통령의 포괄적 뇌물죄 입증을 위한 다양한 정황 증거도 들어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3일 "수사 결과 드러난 사실관계와 증거 자료, 법률 검토 등을 포함해서 보고한다"며 "수사팀의 신병 처리 의견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노 전 대통령이 600만달러의 존재를 재임 중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요청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건호씨 노트북이 오르고스사에 전달된 시점, 권 여사 동생 기문씨의 관련성, 건호씨 해외계좌의 입출금 내역 등을 두루 분석해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을 위한 돈이었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빼돌린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은 혐의 사실에서 제외했다.
임 총장은 보고서를 검토한 뒤 검찰 내부와 법조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공식적으로는 6일 이후 이번주 후반 결정된다. 수사팀은 영장 청구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수뇌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 수차례 "확인해 보겠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서 그동안 확보한 증거 대부분을 제시했다. 홍 기획관은 "(증거 자료를) 다 노출시키지는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도 알 건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80∼90%는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런 탓인지 노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집(권 여사를 지칭)에 가서 확인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00만달러 사용처에 대해서도 "밝힐 책임은 저희(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있으니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소환 당시 박 회장과 1분 가량 대면했을 당시엔 "나도 곧 (감옥에) 들어갈 것 같아. 들어가면 보자"는 식으로 말했고, 박 회장은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은 "박 회장을 위로하는 차원의 발언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100만달러 관련 권 여사 재조사 필수
노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가 구체적으로 결정되기 전까지는 100만달러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권 여사에 대한 재소환 또는 추가 서면조사 필요성이 수사팀에서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권 여사를 상대로 정 전 비서관이 받은 3억원을 왜 자신이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는지, 건호씨에 대한 유학비 송금 경로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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