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몰린 프로농구 터줏대감들

은퇴 몰린 프로농구 터줏대감들

기사승인 2009-05-05 16:34:01
[쿠키 스포츠] 추억으로 남을 것이냐, 나이에 맞서 현역 생활을 지속할 것이냐. 프로농구를 이끌어왔던 터줏대감들이 은퇴의 갈림길에 섰다.

불혹의 나이로 프로농구의 모든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창수(모비스)는 고민에 빠졌다. FA(자유계약) 선수로 풀렸지만 나이가 발목을 잡는 것. 원소속 구단인 모비스와 1차 협상을 벌였지만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다.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이미 구단은 엔트리 13명을 채운 상태. 이창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넓지 않다. 구단은 그가 명예로운 은퇴를 선택하기를 바라는 눈치지만 정든 코트를 떠나기는 쉽지 않다.

‘람보 슈터’ 문경은(38)은 SK에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SK구단은 “문경은의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좋은 상황에서 은퇴하는 것이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좋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서울 삼성의 이상민(37)이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도 문경은의 잔류에 전망에 힘을 보탰다. 주희정을 영입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SK로서도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 줄 베테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샐러리 캡(연봉 상한선)을 맞추기 위해 연봉 삭감 요구를 받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이에 반발하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에도 SK 유니폼을 입은 문경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지난 시즌 원주 동부에서 뛰었던 이세범(35)과 손규완(35)은 각각 동부와 KTF 코치로 자리 잡아 은퇴가 확정됐다. 시즌 중 전주 KCC로 트레이드돼 실의에 빠졌다가 우승의 기쁨을 맛본 조우현(33)은 고액의 연봉(2억5000만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KCC는 연봉 삭감을 전제로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비의 달인으로 상대 주포를 괴롭혀 왔던 LG 박규현(35)은 늘어난 엔트리 탓에 재계약 전망이 밝지 않다. 상무 입대를 추진했던 주전 가드 이현민이 탈락하며 내년으로 군 입대를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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