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검찰의 칼끝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7일 "천 회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는데 어디까지 번질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선자금 부분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그동안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대선자금 수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천 회장은 로비의 깃털? 몸통?=천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청탁을 받고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해달라는 로비를 벌였다는 게 의혹의 출발점이다. 천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회장 사돈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책회의를 수차례 열고 태광실업이 서울에 마련한 대책사무소도 수차례 방문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세 사람이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역할 분담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여권 실세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미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구속 기소)이 한나라당 이상득 정두언 의원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 거절당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박 회장이 천 회장을 통해 여권 실세들에게 청탁했을 개연성도 높다. 검찰은 김 전 청장도 이런 차원에서 국세청 간부들을 접촉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김 전 처장의 계좌를 추적 중이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다.
◇세무조사 무마 대가와 대상자는=검찰은 천 회장과 가족이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법인이 세중나모여행 1곳, 비상장법인이 세성항운·세중게임즈 등 13개 업체인 점으로 미뤄 박 회장이 이들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법으로 투자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천 회장은 2006년 박 회장이 인수한 휴켐스의 사외이사를 맡는 등 사업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 받았다. 천 회장과 자금·주식 거래를 한 15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 회장은 또 지난해 9월쯤 박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금품 또는 무형의 경제적 이득 모두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 회장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받은 격려금 2000만원 외에 검은 돈은 1달러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박 회장과 천 회장의 주된 로비 대상자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전 청장이 청탁을 받았어도 거절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지만 일단 사실관계는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한 전 청장의 소환 역시 불가피하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은 최근 수사팀과의 통화에서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천 회장,주식매각 용처는 어디로=천 회장이 2007년 세중나모여행사 및 계열사 주식 327만여주를 매각해 306억원을 마련한 경위와 용처도 수사 대상이다. 천 회장측은 "주식 매각 사실은 당시 공시에 다 나와 있고, 주식 매각대금은 법인 및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 매각대금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당비 30억원 대납 또는 대선자금 지원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만약 검찰 수사에서 이런 정황이 확인될 경우 이번 수사의 파급력이 어디까지일지 검찰 스스로도 섣불리 전망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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