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SG워너비 “5년 동안 허수아비 인생, 이제야…”

[쿠키人터뷰] SG워너비 “5년 동안 허수아비 인생, 이제야…”

기사승인 2009-05-08 09:26:01

[쿠키 연예] “데뷔 후 5년의 세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노래하는 그룹으로 인정받자’는 목표를 가지고 무작정 달려왔거든요. 개인적 여유를 즐길 새가 없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최근 경기도 일산 킨텍스 ‘2009 신문·뉴미디어 엑스포’ 국민일보 부스에서 만난 SG워너비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다. 이번에 발표한 6집 앨범 ‘기프트 프롬 SG워너비’를 들어봐도 그런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들은 이번 앨범에서 ‘소몰이 창법’으로 치부되던 바이브레이션(떨림)과 기교를 줄이고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깊은 음색을 살렸다.

“요즘 가요계가 댄스나 퍼포먼스 위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우리만이라도 노래에 집중하는 그룹으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타이틀 곡 ‘사랑해’는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SG워너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노래다. SG워너비(SG Wanna be)라는 팀명은 세계적 포크 락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And Garfunkel)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이번 앨범은 데뷔 초 우리들이 닮고 싶었던 ‘사이먼 앤 가펑클’을 떠올리며 작업했어요. 요즘 가요계가 댄스나 퍼포먼스 위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데 우리만이라도 노래에 집중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요.”

팬에게 띄우는 편지랍니다

6집은 ‘붙이지 못한 한 통의 편지’를 연상시킨다. 앨범 케이스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표기되어 있다. 받는 사람만 적으면 전 세계 어디라도 배달될 것만 같다. 앨범에 수록된 화보 사진도 수십 장이라 그리운 이에게 띄우는 편지 용도로 써도 괜찮을 듯 했다. “사랑의 편지를 받은 것처럼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봤다”고 입을 모았다.

팬에게 음악 편지를 띄운 이들은 매년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부지런한 뮤지션이다. 1년 동안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다보니 매번 10곡이 넘는다. 6집에도 총 11곡이 수록됐다.

“감정의 흔적을 표현하다보니 항상 곡이 많아져요.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여러모로 힘들지만 어느 한 곡도 허투루 버릴 수 없거든요. 20대 초중반인데 어느새 6집을 낸 중견 가수가 되어버렸네요(웃음).”

새 멤버 이석훈 “이방인에게 대해준 따뜻함 잊을 수 없어”

6집은 세 멤버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지만 막내 격인 멤버 이석훈에게는 특별하다. 이석훈은 지난해 연기자 변신을 위해 탈퇴한 채동하 대신 투입됐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유명 그룹의 일원이 됐다는 기쁨도 잠시, 부담감에 괴로워했다. SG워너비의 멤버가 된지 올해로 1년. 이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을까.

“SG워너비의 멤버가 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얼떨떨해요(웃음). SG워너비가 4년 동안 쌓아온 것들을 단번에 얻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서서히 하나 되는 모습 보여 드릴게요”

이석훈이 멤버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은 6집 앨범에 적힌 ‘감사의 글’에서도 드러난다. ‘SG의 리더 용준이, 열정 사나이 진호! 우리가 언제까지 같은 음악을 할지 모르겠지만 함께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자! 너희는 내 사람이다. 고맙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 같은 존재인데 따뜻하게 맞아줬어요. 두 사람이 제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해요.”

힘든 시간을 함께 고민하고 이겨냈기 때문일까. SG워너비의 6집은 그 어느 때보다 조화로움이 빛난다. 각기 다른 세 명의 음색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5집 때에는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 작업해 아쉬움이 많았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일본에서 체류하는 한 달 동안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마음을 터놓고 얘기 하니 서로를 존중하게 됐어요. 서로를 이해하면서 노래를 부르다보니 곡 표현력이 한층 향상된 것 같아요.”(김진호)

우리 신비주의자 아니에요~

멤버 김용준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MBC 예능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연인인 가수 출신 탤런트 황정음과 동반 출연하는 것. 지난달 29일 20시간에 걸쳐 데이트 장면을 촬영했다. 오는 10일 첫 전파를 탄다.

김용준은 ‘촬영과 동시에 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지만 행여나 그룹 이미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지난 5년 동안 SG워너비는 ‘노래하는 팀’으로 입지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멤버 김진호와 이석훈은 자신보다 팀을 더 걱정하는 김용준을 위로했다.

“‘가수는 노래로 보답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가수 활동에 올인 했죠. 그렇다고 예능 출연을 특별히 거부하진 않았어요. 데뷔 초 ‘얼굴 없는 가수’라는 콘셉트 때문에 본의 아니게 신비주의자로 살았죠. 무엇을 하든지 가수의 신분을 잊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작가로 변신한 김진호 “제 소설 읽어보실래요?”

예능에 도전한 김용준과 함께 김진호는 ‘신입 작가’의 길을 택했다. 음악을 주제로 한 소설을 집필 중이다. 동네 레코드점 앞에 앉아 3~4시간 동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던 까맣고 조그만 아이. 레코드점 맞은편에 위치한 고등어 가게,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집안 형편상 학업을 마칠 수 없었던 가게 집 누나. 두 사람의 음악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담겨질 예정이다. 김진호는 어린 시절 음악밖에 몰랐던 자신의 삶을 소설에 투영했다.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소설 쓰는 작업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전문가가 아닌 탓에 완성도 높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제 감정에 충실하려고 해요. 작사 요청도 간간히 들어오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보류 중이에요. 저작권비 욕심이 살짝 나지만요(웃음).”

SG워너비는 지난 5년 동안 오로지 음악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노래에만 집중한 탓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난 5년 동안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우두커니 서 있는 허수아비처럼 살았죠. 의욕만 가득 찬 상태로 노래만 불렀죠. 5년이 지나서야 어디로 가야할지 알게 됐어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노래하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라이브 공연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가수 될래요”

SG워너비는 오는 6월 국내에서 공연을 가진 뒤 8월 일본으로 넘어간다. 일본에서 싱글 3장과 정규 1장을 발표해 다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기 있는 그룹이 되는 것보다 우리의 노래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고 상상하니 가슴이 뭉클해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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