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가 살아난 기업들

죽다가 살아난 기업들

기사승인 2009-05-17 17:40:01

[쿠키 경제] 고사 위기에 몰렸다가 각고의 노력으로 다시 일어서는 기업들이 있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휴대전화 제조사 팬택계열, PC 업체 삼보컴퓨터, 의료기기 회사 메디슨이 대표적이다.

팬택계열은 1분기 매출 6341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7분기 연속 흑자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27% 늘었다. 휴대전화 판매량도 247만대로 14% 증가했다.

과거 팬택계열은 중소기업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1991년 창업 이후 200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56%를 기록했고 매출 3조원 고지도 돌파했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2006년 자금난에 부딪혀 1000억원대 적자를 냈고 이듬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30% 이상 인력을 줄이고 임금을 대폭 삭감했으며 박병엽 부회장도 지분을 모두 내놓고 백의종군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덕에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4년 만에 2000억원대를 회복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올해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과 연구개발,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난해 970만대였던 휴대전화 판매량도 1000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PC 제조업체인 삼보컴퓨터도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다가 재기에 성공했다. 2005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2007년 셋톱박스 회사 셀런에 인수됐으며 2008년 1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다 4분기 적자로 돌아섰으나 올해 1분기 2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45% 늘어난 1253억원을 기록했다.

삼보컴퓨터의 성공 비결 역시 팬택계열과 마찬가지로 ‘선택과 집중’이다.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으며 PC 렌탈 사업과 같은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1분기 PC 판매량은 15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다. PC 렌탈 실적도 전 분기 2000대에서 6000여대로 3배 증가했다. 일체형 PC ‘루온’은 미국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의 온라인 몰에서 애플 아이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초음파 진단기기 제조업체 메디슨도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메디슨은 스타 벤처기업으로 각광받다가 무리한 확장으로 부도를 내고 2002∼2006년 법정관리를 거쳤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2299억원)을 올렸다. 법정관리 기간에도 3차원 동영상 초음파 진단기기 ‘아큐빅스’를 내놓는 등 기술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이다. 손원길 메디슨 부회장은 “현재 글로벌 업계 5위에서 2010년 3위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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