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 ‘버티기 작전’…부산·경남 정관계 인사 ‘줄소환’ 예고

천신일 회장 ‘버티기 작전’…부산·경남 정관계 인사 ‘줄소환’ 예고

기사승인 2009-05-22 00:03:00
"
[쿠키 사회] 천신일 세중나모여행회장이 수사과정에서 버티기 작전으로 들어가면서 검찰 수사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검찰은 21일 천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었으나 천 회장이 몸이 좋지 않다며 조사중단을 요청해 22일 천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3시간 조사에 7시간여 조서검토=천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에 재소환됐다. 천 회장이 귀가한 시간은 오후 10시53분쯤으로 12시간 넘게 대검청사에 머물렀다. 점심·저녁 식사 시간을 빼고 대략 10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검찰이 실제로 천 회장을 조사한 시간은 3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천 회장은 무려 7시간 넘게 조서를 꼼꼼히 살피며 고쳤다. 그러다 오후 10시쯤 몸이 좋지 않다며 집에 가겠다고 했다. 천 회장은 검찰이 마련한 차량 뒷자석에 몸을 바짝 낮춘채 취재진을 따돌리고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같이 소환된 이택순 전 경찰청장은 자정 무렵 귀가했다.

천 회장이 버티기 작전을 구사하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을 22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일과 중에 영장청구 등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직 경찰총수 소환이후 나머지 수순은=검찰은 이택순 전 경찰청장 조사를 마치면 부산·경남 일대 정관계 인사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이미 부산고검 김종로 부장검사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여비서 다이어리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박 전 회장을 압박, 이 전 청장 등 돈을 받은 경찰 간부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청장은 2000년 경찰청 차장과 2003년 경남경찰청장 등을 지내면서 박 전 회장과 친분을 맺었다. 박 전 회장은 사업에 필요한 부산·경남 지역 정관계 인사들을 오랫동안 관리했다. 이 전 청장 외에 다른 전직 경찰 고위간부의 소환도 임박했다는 의미다.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김태호 경남지사 등이 소환대상자로 거론된다.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이 있는 여야 현역 의원도 우선 소환대상이다. 검찰은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되기 전에 현역 의원들을 모두 소환한 뒤 지난 3월말 소환했던 한나라당 박진, 민주당 서갑원 의원 등과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천 회장 신병처리 뒤 본격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를 검토한다는 생각이다. 당초 지난달 30일 노 전 대통령 소환 이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100만달러 사용처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처리가 늦어졌다. 일부에선 검찰이 여권 실세인 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만큼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