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그바보’ 연미주 “손호영과 열애?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나더라”

[쿠키人터뷰] ‘그바보’ 연미주 “손호영과 열애?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나더라”

기사승인 2009-05-27 16:39:02

"[쿠키 연예] KBS2 TV 수목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이하 ‘그바보’)를 시청하노라면 서구적 외모에 엉뚱한 매력을 풍기는 여배우가 눈에 띈다. 우체국 퀸카 박경애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연미주(26)다. 박경애는 수많은 남성 직원들의 구애를 받지만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절 보면 ‘도도할 것 같다’ 라든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다’고 생각하시던데 실제 성격은 푼수 같아요(웃음). 이번 작품에서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게 되실 겁니다.”

‘그바보’ 속 연미주는 전작 SBS ‘연인’이나 KBS ‘헬로 애기씨’에서 보여준 커리어 우먼과는 사뭇 다르다. 코믹 연기에 도전 중인 연미주는 시청자로부터 ‘캐릭터 변신이 돋보인다’ ‘색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모’ 아닌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되겠다

연미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프로젝트를 세웠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배우로서 사활을 건 것.

“‘연인’과 ‘헬로 애기씨’에 출연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외모만 번지르르한 배우’라는 식으로 인식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진심 어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미주가 이번 작품에 출연하면서 기대한 것 중 하나가 배우 황정민(구동백 역)과의 만남이었단다. 수 년 전부터 입버릇처럼 고백하던 이상형이기 때문. ‘황정민과의 첫 만남을 잊을 수 없다’며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영화 ‘너는 내 운명’ 속 듬직한 이미지에 반해 팬으로서 좋아하게 됐어요. 처음 만나던 날 너무 떨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죠. 눈도 못 마주치고 말도 더듬거려서 앞에 설 수 없었어요. 같이 연기해보니 제가 생각한대로 털털하고 솔직한 분이신 것 같아요.”

god 김태우 오빠랑도 친한데…

연미주는 올해 초 ‘그바보’ 출연을 확정 짓고 연기를 준비하던 중 열애설에 휩싸였다. 그룹 god 출신의 손호영과 100일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연미주는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연미주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알게 됐지만 친한 오빠 동생 사이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

“매니저가 (손)호영 오빠랑 친한 사이라 병원을 찾아온 게 계기가 됐어요. 지금도 자주 얼굴 보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더라고요(웃음). 전 호영 오빠 만큼이나 (김)태우 오빠랑도 친하거든요. 그런데 열애설은 호영 오빠하고만 났네요(웃음).”

그리고 열애설에서 나온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100일째 만남’이라고 났던데 처음 만난 것부터 따지면 더 오래 됐죠. 또 유흥업소 직원이 증언했다고 하던데 건강 때문에 외출을 거의 하지 못했어요. 호영 오빠와의 열애설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웃어 넘길 수 있는데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터지는 기사 때문에 속상했습니다.”



6개월 동안 병원신세…의사 ‘걷지 못 한다’는 말에 이 악물어

연미주는 2006년 SBS 드라마 ‘연인’에서 신선한 마스크와 늘씬한 바디 라인, 안정된 연기력을 인정받아 ‘떠오르는 샛별’로 급부상했다. 이후 KBS2 TV ‘헬로 애기씨’에 연이어 캐스팅 되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전치 70주 이상의 대형 사고를 당한 것. 연미주는 지인들과 수상스키를 타던 중 보트장 인근에 세워진 돌기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양쪽 골반과 다리뼈가 산산조각이 났다.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는 의사의 진단은 당시 사고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알려준다.

연미주는 당시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3번의 대형 수술과 지옥 훈련과도 같았던 재활 치료. 끝이 보이지 않은 터널처럼 병상 생활이 지속되자 우울증도 찾아왔다.

“제 인생 가장 큰 사건이었죠. 지금도 당시를 떠올리면 온몸이 치가 떨릴 정도로 끔찍해요. 진통제를 수십 통 맞아도 고통이 사라지지 않았거든요. 마치 마취제를 맞지 않고 살을 도려낸 것처럼 고통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심신이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하자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다는 극단적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친구의 극진한 간호와 식지 않고 타오르고 있었던 연기 열정 때문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가 개인 생활을 포기하고 4~5개월 정도 제 병간호에만 매달렸죠. ‘죽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 들었지만 친구의 정성이 새록새록 생각났어요. 그리고 연기자로서 못다 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오기가 났죠. 그래서 남들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았어요. 매니저 오빠가 병원을 찾아오면 일부러 안 아픈 척 했죠. 아프다고 하면 다시 연기 활동을 안 시켜줄 것 같아서요(웃음).”

연미주의 의지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았다. 재활 치료에 집중하면서 다시 걸을 수 있게 됐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지금은 거의 완쾌됐다. 연미주에게 있어 6개월의 병상 생활은 지옥과 같았지만 인내와 깨달음을 가져다 준 반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삶이 여유롭게 다가왔어요. 연기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리라 믿어요. 평생 반신불수로 살아야 할 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굴복하지 않고 결국 일어선 것처럼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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