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수상 기자회견] 박찬욱 “盧 서거에 수상 기쁨도 느끼지 못해”

[칸 수상 기자회견] 박찬욱 “盧 서거에 수상 기쁨도 느끼지 못해”

기사승인 2009-05-28 12:57:01

[쿠키 영화] 지난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수상 당시 만감이 교차했다고 털어놨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번 영화제는 기쁨과 충격이 뒤엉켜 혼란스러웠다”며 “프랑스 현지에서 영화사 ‘아침’ 정승혜 대표의 별세 소식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연이어 들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특히 서거 소식에 다리가 후들거려서 가만히 서 있지 못했다”며 “심경이 복잡한 상태에서 수상 인터뷰 및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또 “오늘 새벽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다녀왔다.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잘 알지 못하지만 ‘위대한 평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박쥐’의 수상 배경에 대해 “뱀파이어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동안 뱀파이어를 다룬 영화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신선하게 느꼈던 것 같다”며 “칸에서는 ‘박쥐’를 오락 영화처럼 특이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시장에서는 예술 영화로 취급받고 영화제에서는 상업 영화로 취급 받는게 ‘박쥐’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향후 작품 활동에 대해서는 “좋은 각본이 들어오고 있어 검토 중이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찍을 만한 영화를 구상하고 있다”며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제의를 받는다면 언제든 찍을 마음이 되어 있다. 하지만 활동의 기본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다. 2007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알프레드바우어상을 받았다.

‘박쥐’와 함께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피쉬 탱크’도 심사위원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독일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이 수상했다.

영화 ‘박쥐’는 정체불명의 피를 받은 뒤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송강호)이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와 만나면서 욕망을 분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박쥐’는 지난 28일(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까지 전국 관객 214만 명을 동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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