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구미시와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야생 멧돼지가 나타난 시각은 지난 1일 오후 10시50분쯤. 약 5년생 수컷으로 추정되는 멧돼지는 구미시 임수동 삼성코닝정밀유리 구미공장 인근 야산에서 길로 내려오는 장면이 처음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이 멧돼지는 인동시장을 가로질러 황상동의 한 길에서 운행 중이던 택시와 충돌했다. 이때 충격으로 택시는 우측 앞문과 앞범퍼가 파손됐다.
택시 운전사 김모(52) 씨는 “시커먼 물체가 굉장히 빠르게 달려와 피할 틈도 없이 들이받았다”며 “차가 들썩거릴 정도여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멧돼지와 눈이 마주쳐 겁이 나서 고개를 숙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멧돼지는 택시와 충돌하고서 인근 의상실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다가 나왔고 이때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했다.
그러자 멧돼지는 다시 마구 내달렸고 경찰은 1㎞가량 떨어진 진평동 인동도서관 후문 앞까지 쫓아가 순찰차로 뒤에서 들이받아 멧돼지의 뒷다리를 부러뜨렸다.
이후 소방서 구조대원은 마취총 4발을 발사해 생포했고 구미시와 경찰, 소방서는 협의를 거쳐 사고를 방지하고자 엽사 1명의 도움을 받아 2일 오전 2시45분쯤 엽총으로 사살한 다음 이날 오전 10시쯤 선산읍 죽장리의 한 야산에 사체를 묻었다.
구미시 관계자는 “마취총을 4발 쐈는데도 마취가 잘 되지 않았다”며 “멧돼지가 나타난 지역이 인가와 가까워 사살했다”고 말했다.구미=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