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올 상반기 정국을 뒤흔들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소된 인사들에 대한 공소 유지 외에도 일부 보강수사와 수사 과정에서 파생된 고발 건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우선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특별당비 30억원을 대납해준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번 사건과는 별개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이 대통령과 함께 천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이 대통령은 이익 수수, 천 회장은 이익 제공으로 공범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수사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 피고발 사건은 14일 특수2부에 배당했다. 한 전 청장은 지난 9일 형법상 수뢰 및 직권남용 혐의로 민주당에 의해 고발됐다. 민주당은 "한 전 청장이 직권을 이용해 특정기업을 의도적으로 특별 세무조사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청장과 관련된 '학동 마을' 그림 의혹 역시 같은 특수2부에 배당돼 있다.
대검 이인규 중수부장과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등 중수부 수사팀 역시 이 사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된 상태다.
하지만 대검 중수부가 이번 수사 종결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만큼 천 회장과 한 전 청장에 대한 고발이 다시 활발한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위기다.
또 지금까지 수사관계자가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처벌받은 전례가 없고 수사팀 역시 이 부분을 정면 반박하는 상황에서 수사팀에 이런 혐의를 적용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고발인, 피고발인을 조사하는 수준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다만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특검 및 국정조사 실시를 강력히 주장하는 야당의 요구가 정치권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다시 한번 회오리가 몰아칠 여지는 남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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