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은 허위 방송”… 제작진 “실수 인정,의도적 왜곡은 아냐”

검찰 “PD수첩은 허위 방송”… 제작진 “실수 인정,의도적 왜곡은 아냐”

기사승인 2009-06-18 22: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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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제작진이 오역이나 번역 생략, 객관적 사실의 변형과 선택, 화면 편집 등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왜곡·과장해 보도했다고 것이다. 검찰은 특히 이런 왜곡이 제작진에 의해 의도적으로 이뤄졌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은 여전히 일부 실수에서 비롯된 오역은 있지만, 의도적 왜곡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 30장면 의도적 왜곡 판단=검찰은 우선 방송 첫 부분에 방영된 '다우너 소(주저앉은 소)' 영상이 실제로는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물 학대 고발 영상인데, 제작진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큰 것처럼 비치게 했다고 봤다. 이 단체 마이클 크래거씨가 이 장면에 대해 '젖소(dairy cows)'라고 말하는 부분을 '심지어 이런 소'라고 오역하고, 방송에 출연한 송일준 PD가 '아까 광우병 걸린 소'라고 언급하는 식으로 왜곡했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된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인간광우병(vCJD)으로 사망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방송한 것도 취재 내용을 왜곡한 것으로 판단했다. 어머니 인터뷰 번역본에는 "우리 딸이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고 돼 있었고, 방송 전날의 대본과 자막의뢰서에도 CJD로 표현됐으나 지난해 4월29일 방송에는 "아레사가 인간광우병(v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걸렸을지도 모르는(could possibly have)'을 '걸렸던'이라고 자막처리한 것도 지적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제작진이 '포츠머스 여성 질병에 관한 조사'를 'vCJD 사망자 조사'로 바꾸는 등 의도적으로 오역하거나 번역을 생략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라는 보도 내용 역시 '유전자형만으로 발병위험이 커지거나 작아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재 내용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가 수입된다는 부분, 협상 전에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게 돼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부분 역시 허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모두 30개 장면에 제작진의 의도적 왜곡이 이뤄졌다고 결론냈다.

◇제작진 "의도적 왜곡 없다" 반박=하지만 제작진의 해명은 검찰 발표내용과 상당부분 배치된다. 제작진은 젖소 및 다우너 소 부분에 대해 "젖소가 일반소보다 광우병 위험이 2만배 높다는 맥락에서 나온 얘기였고, 인터뷰했던 사람도 번역을 잘한 것이라고 확인해줬다"고 반박했다. 미국도 다우너 소의 도축이 일절 금지돼 왜곡이 아니라는 게 제작진의 주장이다.

아레사의 사인에 대해서도 제작진은 인터뷰 맥락상 어머니가 vCJD를 언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 원본에 '내가 말한 것은 모두 vCJD'라는 어머니의 코멘트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조능희 PD는 18일 "아레사 어머니는 CJD와 vCJD를 섞어 사용했다"며 "이 부분을 법정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또 미국 언론 보도를 의도적으로 왜곡 번역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의로 단정적인 번역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다만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94%라고 보도한 것은 문맥상 실수여서 지난해 정정보도를 통해 수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경택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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