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도원경 “치마 입으니 ‘로커가, 왜?’ 이제는 자유”

[쿠키人터뷰] 도원경 “치마 입으니 ‘로커가, 왜?’ 이제는 자유”

기사승인 2009-06-22 15:02:01

"[쿠키 연예] 도원경(36)은 무대 위에서 폭발적 에너지를 뿜어내는 록커다. 이번에도 파워풀한 록 음악을 담은 정규 6집 앨범을 발표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도원경의 정규 앨범은 2003년 ‘이프 디스 레인 댓 드랍 인 마이 스피리트 스탑스’(If This Rain That Drop In My Spirit Stops)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정규 6집은 두 차례에 걸쳐 음원으로 발표된 뒤 정규 앨범으로 묶여 나온다. 지난 18일에는 레게와 록 사운드가 접목된 타이틀 곡 ‘록 유어 바디’(Rock your body)와 일렉트릭 사운드와 하우스가 조화를 이루는 ‘라이크 댓’(Like that)이 음원으로 공개됐다. 총 10곡이 발표될 6집 앨범은 도원경이 모두 작사, 작곡했다.

“공개된 2곡은 록을 기반으로 하는 사운드에 느릿한 힙합 비트를 섞었어요. 일종의 퓨전 음악인데, 이런 장르는 그동안 제가 표현하지 않았던 음악 장르예요.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봤어요.”

도원경은 추후 발표될 음반에 모던 록, 발라드, 록 댄스,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그가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갖고, 여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재충전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20대에는 음악이라는 공간에 갇혀 살았어요. 음악 밖에 몰라서 사람들 만나는 것도 뜸했죠.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30대가 되었더라고요(웃음).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나를 돌아보자’는 각오로 훌쩍 여행을 떠났어요. 그러다가 음악이 그리워지면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욕구를 채웠죠. 20대에는 제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보여주기 바빴는데 이젠 조바심과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로커의 삶 때문에 포기한 게 많아요

도원경은 ‘록 음악’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정열적 록커’지만, 지난 16년 동안 보이지 않는 굴레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예전에는 기획사에서 시키는 대로 제 자신을 가둬뒀죠. 그러던 어느 날 바지 대신 치마를 입었는데 ‘록커가 왜 저래?’라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충격을 받았어요. ‘록커는 치마도 마음대로 입을 수 없나’ 하는 생각에 행동 하나 하나가 조심스러워졌죠. 1990년대 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록커 이미지 때문에 다 거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남아요.”

‘록커’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도원경은 이번 6집을 작업하면서 ‘자유’와 ‘해방감’을 맛보았다고 한다.

“한때 록을 관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록은 제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에요. 그것을 인지하니까 심신이 자유로워지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자유로운 록’이 되길 소망해요. 힘들고 지친 분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6년 동안 도원경이 이룬 록

남성 록커는 흔하지만 여성 록커는 국내에 몇 안 된다. 그만큼 록커는 뛰어난 노래 실력과 파워풀한 무대 매너, 대중을 사로잡는 스타성 등을 수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도원경이 16년 동안 대한민국 여성 대표 록커로서 사랑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16년 동안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자평하는지 궁금했다.

“제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다만 누구보다 열정이 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특히 공연을 할 때 관객과 교감하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고요. 20대 시절에는 무턱대고 목소리만 높이는 번지르르한 록을 했다면 지금은 한층 유연해지고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도원경은 날로 발전하는 가수로 성장하기 위해 소속사에서 독립, 자신의 이름을 딴 음반기획사 DWK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모든 것을 홀로 이겨내야 하니 두렵기도 해요. 아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어요. 저를 사랑하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추후 신인을 양성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력을 갖춘 신인들을 발굴해내고 싶어요. 꽃미남 아이돌이나 실력파 가수 등 장르를 불문하고 색깔을 갖춘 친구들을 키워내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 지금은 제 음악에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화려하게 비상하는 도원경을 지켜봐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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