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난 농구선수들, 지금은 뭐할까?

코트 떠난 농구선수들, 지금은 뭐할까?

기사승인 2009-07-02 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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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부상과 노쇠 탓으로 신인들에게 코트를 비워주고 떠나는 프로농구 선수들은 은퇴 이후에 무엇을 할까.

인생 2막을 시작할 새 일터를 찾아야 하고, 선수 생활을 할 때는 몰랐던 사회를 배우고,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 변화를 이겨내야 한다. 지도자 생활에서부터 이민, 식당 운영등 가지각색이다.

◇우린 아직 젊기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에 은퇴를 선택한 선수들은 대부분 농구와 관련된 새 직업을 선택한다. 프로 경력 10년 이상에 주전급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은 프로 또는 학교 농구팀의 지도자로 뽑혀가는 경우가 많다.

이세범과 손규완은 각각 동부와 KT의 코치로 영입됐다. 박규현은 LG에서 지도자 연수과정을 밟기로 했고, 현주엽은 일단 휴식기를 거친 뒤 진로를 선택하기로 했다. 서영권, 김태완, 김재영, 강윤식은 2군 드래프트를 신청해 와신상담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프로 구단 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유소년 농구교실 지도자도 은퇴 선수들이 새 둥지를 마련할 수 있는 곳이다. 선수들 대부분이 20년 넘도록 농구공과 함께 살아왔으니 농구판을 벗어나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미래를 개척한다= 일부는 농구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곳에 둥지를 틀고 새 삶을 살고 있다. 삼성에서 2000년 은퇴한 김대현(38)씨는 이민을 선택했다. 그는 중국 칭다오에서 초대형 한국식 고깃집을 차려 성업 중이다. 2004년 전자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접은 김세중(30)씨는 대학원 과정을 마친 뒤 대학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프로농구에서 14명의 선수들이 은퇴를 선택했다. 1일 KBL에 따르면 김태완(30·KT&G), 김재영(24·SK) 강우형(25), 안희성(24·이상 모비스), 서영권(30·KCC), 이세범(35), 손규완(35), 한상민(28·이상 동부), 강윤식(28), 현주엽(34), 박규현(35·이상 LG), 이은호(34), 양희승(35·이상 KT), 김지훈(27·전자랜드)이 은퇴를 선택했다. 코트에서 노장 소리를 들었던 선수들도 기껏해야 30대 후반일 뿐이고, 기량을 꽃피우지 못한 20대 선수들도 명단에 여럿 있다.

◇자신을 추스르는 힘겨운 과정= 은퇴 선수들이 겪는 가장 큰 변화는 팬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일이다. 명지대를 졸업한 뒤 인천 대우-SK를 거치며 2004년 은퇴한 조성훈(36)씨는 “은퇴 후 사회 적응을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어느 정도 정착을 하고 나니 우울증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검게 그을린 자신의 얼굴을 보면 초라하게 느껴지고 선수 시절이 떠오르더라는 것. 항 우울증제를 1년 넘게 복용해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엔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서 극복했다고 한다.

지금은 인천 전자랜드 유소년 농구교실을 이끌고 있는 그는 “남들이 다 챙겨줬던 선수 시절 생활 습관이 남아있어 한동안 애를 먹었다”며 “예전 모습은 잊고 내가 먼저 주위를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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