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부상 예측… MLB ‘먹튀방지시스템’ 나오나

통계로 부상 예측… MLB ‘먹튀방지시스템’ 나오나

기사승인 2009-07-08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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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박찬호, 심정수, 홍현우, 박명환…. 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프리에이전트(FA)로 장기계약을 맺은 뒤 약속이나 한듯 부상 등을 당해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전혀 펼치지 못했다.

FA 제도가 시행된 이래 각 프로야구단의 고민 중 하나는 장기계약한 선수가 향후 몇년 동안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보다 수십배의 연봉을 지불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역시 FA들의 각종 부상으로 연간 수억달러의 뭉칫돈을 허공에 날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고액연봉자들이 부상자명단(DL)에 등재되면서 5억달러의 헛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LA 다저스의 수석 트레이너 스탠 콘트가 인종, 체형, 성장한 곳 등을 토대로 통계적으로 부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다저스에서 15년 동안 트레이너로 일해 온 콘트는 구단이 부상당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에게 헛돈을 쓰지 않게 하기 위해 ‘부상예상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왜 특정 선수들에게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독립적인 전문가를 두고 있는 가운데 콘트는 지난 15년 동안 선수 수백명의 부상 전후 기록과 진단, 의료기록 등 자신이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웠다. 또 콘트는 UCLA 통계학 전문가 애덤 수가노 등과 함께 어떤 선수가 다음 시즌에 부상을 당할 것인지에 관한 수학공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수가노는 “이번 프로젝트는 5∼10년 전이었다면 모집단이 많지 않아 계산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예측가능한 충분한 사례가 모여 있으며 전산기술 향상으로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콘트의 작업이 완성되려면 여전히 멀었지만 콘트의 분석은 현재 다저스가 FA를 계약할 때 보조자료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다저스가 중간계투요원 스캇 프록터와 재계약을 고민하고 있을 때 콘트는 프록터의 의료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2년간 너무 혹사를 당해 부상 위험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저스는 결국 프록터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플로리다 말린스로 둥지를 옮긴 프록터는 올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를 다쳐 대수술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올시즌을 접었다.

그의 조언이 항상 정확하지만은 않다. 3년 전 콘트는 FA로 풀린 투수 제이슨 슈미트와의 계약을 건의해 다저스는 3년간 4700만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이후 슈미트는 2차례 어깨 수술을 받으며 지금까지 단 6경기에 등판했다.

콘트는 “아직 누구도 이 부상예상시스템을 믿지 않고 있다”며 “메이저리그의 부상선수 관련 통계가 더 정확해진다면 부상자 예측도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민 기자
taz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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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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