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대치 이틀째…김의장은 회의연장 제안

여야 국회 대치 이틀째…김의장은 회의연장 제안

기사승인 2009-07-16 2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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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제헌절을 하루 앞둔 16일 국회 본회의장 동반 점거농성을 벌이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헌절 행사를 위해 꾀를 냈다. 두 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제헌절 경축행사가 열리는 17일 정오까지 각각 2명씩 4명만 남기고 본회의장에서 철수키로 합의했다.17일 정오가 지나면 다시 점거 농성에 들어가기로 하고 일시적인 휴전을 한 것이다.

국회에서 열리는 제61주년 제헌절 행사에 국내·외 내빈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볼썽사나운 모습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여야는 한시 철수 조건으로 쟁점 법안의 직권상정과 의장석 점거를 하지 않기로합의했으며, 17일 정오까지는 남은 4명 외에 본회의장 출입을 금지토록 했다.

제헌절 경축행사는 입법·사법·행정의 주요인사 뿐 아니라 국민대표와 외국 사절을 포함한 1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제헌절에 의원들이 대거 농성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않아 이같이 논의한 뒤 여야 원내대표의 승인을 받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그러나 제헌절날 국회가 임기응변식으로 코미디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양당은 제헌절 행사 후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이번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25일까지 여야간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미디어법 표결 처리를 전제로 31일까지 회기를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 의장께서 제헌절에 본회의장을 비워줄 것과 31일까지 회기를 연장해 본회의에서 미디어법을 표결 처리하자고 제안했다"며 "내일 의총을 열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표결 처리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김 의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원내대표 회동이 실패하자 여야는 본회의장 국회의장석 점거를 놓고 팽팽한 눈치작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의장석을 차지해야 미디어법 등을 직권상정해 처리할 수 있고, 반대로 민주당은 의장석을 확보해야 직권상정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석이 제3차 입법전쟁의 승패를 가를 최후의 격전지가 됐다.

그러나 의장석 점거를 시도할 경우 대대적인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고, 곧바로 폭력국회로 변질될 수 있어 어느 쪽도 쉽사리 행동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본회의장 동반 점거를 두고 '저질 정치 코미디' '식물 국회' 등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모든 비난을 뒤집어 쓸 수 있는 상황이다.

대신 여야는 의원총회 등을 열어 본회의장 점거 사태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정치 원로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한나라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국민의 눈에는 책임 소재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안겨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원망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국회가 무노동·무보수 원칙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강주화 우성규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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