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큐레이터 신정아 “저는 그 신정아 아니에요”

미모의 큐레이터 신정아 “저는 그 신정아 아니에요”

기사승인 2009-07-23 10:45:00


[쿠키 문화] "저는 그 신정아가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그 분은 제게 걸림돌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능력이 뛰어났던 미술계 선배로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신정아로 미술 팬들과 소통하겠습니다."

큐레이터 신정아(28)씨는 경력이 3년 정도 된다. 이화여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환기미술관, 빛갤러리, 수호갤러리 등에서 일했다. 매사에 꼼꼼하고 열정적이어서 화랑가에서 대체로 평판도 좋고 미술담당 기자들에게도 꽤 알려졌으나, 그는 자신의 신상이 일반에 그리 널리 알려지는 건 꺼려했다.

학력 위조 등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 전 성곡미술관 학예실장과 이름이 똑같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나 "이름이 신정아에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도 곤욕이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이나 존재감이 엉뚱한 연상으로 가려지거나 왜곡되는 게 마음 편치 않았다.

게다가 그는 신 전 실장과 모르는 사이도 아니다. 신 전 실장이 이대 대학원에서 강사로 일할 때 강의를 직접 수강했었다. 이름이 같아 잘 알고 지냈다고 한다. 그는 신 전 실장에 대해 "말수는 별로 없었지만 특유의 매력이 있어서 학생들은 물론 교수님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최근 갤러리를 나와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이제 신 전 실장과의 오버랩을 극복하고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를 느끼게 됐다. 그 첫 출발점으로 오는 31일 서울 홍익대 인근 갤러리&카페 샴에서 작품 전시와 음악이 아우러지는 독특한 미술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름도 아예 '신정아의 아트 쇼'라고 붙여 본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종의 데뷔전이다.

돼지를 소재로 한 독창적인 팝 아트 그림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상윤을 비롯해 김동현, 김동범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가운데 인디 밴드 블랙테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신씨는 여기서 보컬을 맡아 래퍼와 함께 직접 노래를 부르고 관람객들과 그림에 대한 대화도 나눌 예정이다. 그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일하면서 분위기가 너무 엄숙함으로 일관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보수적인 틀에서 탈피해 관람객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자리로 만들려고 합니다."

신씨는 다음달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1년 간 로스앤젤레스(LA)에 있으면서 공부도 하고 몇 가지 기획전과 도록 제작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젊은 큐레이터로서 그는 이제 시작이지만 포부는 크다.

갤러리에서 화장실 바닥청소부터 전시, 홍보, 판매, 도록 제작에 전반적인 행정업무까지 두루 담당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제 일에 대한 애정은 물론 자신감도 있고요. 앞으로 주체적으로 제 인지도를 높여가면서 갤러리보다는 작가들 편에 선 큐레이터로 영역을 넓혀가겠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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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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