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다음달 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이 열린다.
서울시는 시민 개방을 이틀 앞둔 30일 광화문광장을 처음 공개했다. 16차선 아스팔트로 덮인 ‘친차량’ 공간에서 ‘친인간’ 공간으로 탈바꿈한 광장을 직접 걸어봤다.
폭 34m, 길이 557m의 광장은 먼저 시원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줄곧 차가 점령했던 도로 위를 발로 걷는다는 것이 이채로운 감을 줬다. 사방이 트인 서울광장과 물길이 있는 청계광장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했다.
광화문과 북악산이 눈 앞에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은 광장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지하철역과 지상광장을 이어주는 지하통로인 해치마당을 통해서다. 이순신장군 동상 바로 아래 공간이다. 남녀 화장실과 수유실, 포토존 등이 마련돼 있다. 해치마당에서 지상광장으로 걸어나오면 광화문과 북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 통로도 따로 설치돼 있다.
광장 양옆 가장자리에는 폭 1m, 길이 365m의 얕은 물길이 흐른다. 615개의 바닥돌에는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08년까지의 역사를 음각했다. 2008년 마지막 바닥돌에는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취임’ ‘숭례문 화재’ 등의 글귀가 새겨졌다.
이순신장군 동상 뒤로 약 250m 지점에 놓이는 세종대왕 동상(10월9일 완공 예정) 뒤편에는 길이 163m짜리 ‘플라워 카펫(Flower Carpet)’이 조성됐다. 카펫에 들어간 꽃은 13종 22만4537본. 조선의 한양천도일(1394년 10월28일)로부터 광장 개장일까지의 날짜 수와 같다. 플라워 카펫 바로 뒤에는 해치상이 있었음을 알리는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분수가 춤을 추네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설치된 12·23 분수는 우리나라 광장에 조성된 분수 가운데 최대 규모다.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 노즐만 365개, 최고 높이는 18m에 이른다. 동상을 에워싸며 솟아오르는 분수는 광화문광장의 랜드마크다. 분수는 물줄기 높낮이를 달리해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총 7개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연출했다.
광장 둘레에는 총 287개의 화단이 놓여있다. 일부는 벤치형태로 만들어졌다. 화단은 광장 옆을 지나는 차량으로부터 광장에 있는 시민을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오세훈 시장은 “1890년대 광화문 앞 육조거리(폭 17m)를 사람들은 걸어다녔다. 차가 다니기 시작한 건 1900년대 일제강점기부터”라며 “100여년 만에 ‘광장’을 부분적으로나마 회복한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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