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사건결산] 키워드는 장자연·주지훈…연예계 어두운 그림자

[상반기 사건결산] 키워드는 장자연·주지훈…연예계 어두운 그림자

기사승인 2009-07-30 12:25: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가요, 영화, 드라마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7월에는 2009년 상반기를 장식한 가요, 영화, 방송 등 각 분야를 살펴본다. 지난번에는 상반기 가요, 영화, 방송(버라이어티, 드라마)을 결산했다. 이번 주에는 연예계를 침울하게 만들었던 사건 및 사고를 정리한다.

연예인과 마약, 끊을 수 없는 사슬 관계

올해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을 꼽는다면 일부 연예인들의 마약 복용일 것이다. 마약 복용 혐의를 받은 연예인들은 하나 같이 고개를 숙이며 국민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국민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어버린 이들을 쉽게 용서하지 않았다. 해마다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연예인과 마약 일지를 정리해봤다.

우선, MBC 드라마 ‘궁’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키친’ 등을 통해 한류스타로 급부상한 주지훈은 마약 복용으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주지훈은 지난해 3월쯤 절친한 동료이자 모델인 예학영과 어울리면서 두 차례 정도 마약을 복용했으며, 지난 4월말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이 사건에는 주지훈을 비롯해 영화배우 윤설희, 모델 예학영이 연루됐다. 특히 윤설희는 마약 공급책으로서 모델 예학영 등으로부터 마약 구입 자금을 받아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을 14차례에 걸쳐 반입,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주지훈은 마약 투약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 추징금 36만원을 선고받았다. 영화배우 윤설희는 징역 3년을, 모델 예학영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00시간에 처해졌다.

지난 6월 클럽에서 벌어진 공개 마약파티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 과정에서 가수와 배우 등 현직 연예인 3명과 전직 연예인 1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클럽에서 알약 형태의 엑스터시 등을 음료에 타서 먹는 방법으로 마약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주지훈의 여파가 컸던 탓인지, 이 사건의 경우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연예인들의 마약 파티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 ‘잔혹한 출근’,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등에서 독특한 목소리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사랑 받아온 배우 오광록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오광록은 지난 2월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수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흡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어 영화 ‘웰컴 투 동막골’로 “뭘 좀 멕여이지”라는 유행어를 남긴 이장 할아버지 역의 영화배우 정재진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진은 지난 2월 인사동의 한 갤러리 화장실에서 인터넷 방송국 대표 박 씨와 수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은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달에도 사건은 계속됐다. 가수 김지훈은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신종 마약 엑스터시 한 알을 복용하고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지난 7일 불구속 됐다. 지난 2005년에도 엑스터시와 대마초 복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은 적이 있다. 김지훈은 마약 복용 혐의로 모든 연예 활동이 중단됐다. 아내 이종은과 고정 출연했던 SBS ‘스타부부쇼-자기야’에서 하차됐으며, 다른 프로그램도 삭제 조치를 당했다.

한편, 연예인 마약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춤꾼이자 DJ KOO로 활동 중인 구준엽은 마약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연예인 마약 복용 사건이 고개를 들 때마다 혐의자로 지목돼 체모 채취 등 치욕스러운 수사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저는 힘없고 나약한 신인입니다…장자연의 절규

지난해 톱스타 최진실, 안재환의 자살로 연예계가 흉흉했던 가운데 올해도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따랐다. 지난 3월7일 신인 여배우 장자연(29)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악녀 3인방 중 한 명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녀가 자살한 배경을 두고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결론이 났었다. 하지만 장자연의 전 매니저이자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인 유장호가 ‘문건’의 존재를 알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연예계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성상납과 권력의 실체가 소위 ‘장자연 문건’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문서에 따르면, 고인은 성상납 강요 및 폭행에 시달렸다. 또 성상납 및 술 접대 대상자로 추정되는 유명 인사 및 고위 간부들의 실명이 거론돼 일명 ‘장자연 리스트’로 불렸다.

한편,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일본에서 체류 중이던 소속사 전 대표인 김 씨는 지난달 24일 도쿄에서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지난 3일 일본에서 국내로 압송된 뒤 수사를 받았으나, 지난 2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구속적부심사를 받고 석방됐다. 성남지원 민사3부 양우진 판사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 출석 보증금 2억 원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석방을 결정했다. 현재 검찰 측은 문서에 기재된 명단 및 진술을 통해 술 접대 강요 혐의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트로트곡 ‘당신이 최고야’로 알려진 가수 이창용(38)은 장자연이 자살한지 일주일도 안 돼(3월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이은 사업 실패로 인해 거액의 빚에 시달리다가 죽음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예 배우 우승연(26)도 신변을 비관해 지난 4월27일 자살했다.

단편영화 ‘말할 수 없어도’ ‘색즉시공2’ ‘날라리 종부전’ 등에 출연했던 배우 김태호(32)는 지난달 25일 강원도 춘천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다.

중견 배우들의 죽음은 팬들에게 잔잔한 슬픔으로 다가왔다. 먼저 지난 3월6일 연기파 배우 김흥기(63)가 세상을 떠났다. 김흥기는 2004년 연극 ‘에쿠우스’ 공연을 마친 후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후 의식 불명인 상태로 5년째 투병 생활을 했으나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KBS 아침드라마 ‘장화홍련’에 출연하며 죽는 날까지 연기의 열정을 늦추지 않았던 배우 여운계(69)의 죽음도 연예계 동료 선후배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여운계는 지난 5월22일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영화 ‘여로’ ‘별이 빛나는 밤에’ ‘마파도 1,2’를 비롯해 드라마 ‘토지’ ‘사랑이 뭐길래’ ‘대장금’ ‘쩐의 전쟁’ ‘내 이름은 김삼순’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선 굵은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 영화계 거장 유현목 감독의 타계 소식도 영화인들의 눈물샘을 자아냈다. 유 감독은 영화 ‘오발탄’ ‘아낌없이 주련다’ ‘잉여인간’ 등으로 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지난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당뇨 합병증까지 겹치면서 결국 생의 끈을 놓아야했다.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기에 문화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상인 금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배우 김혜수 안성기 박신양 채시라 문성근 이덕화, 감독 김기덕 이창동 임권택 정성일 등 영화계 인사들이 선배 영화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세계적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죽음은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마이클 잭슨은 영국 런던 컴백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지난달 25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미국 현지를 비롯해 국내 스타들이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을 비롯해 비, 세븐, 에픽하이 타블로, 보아, 김동률 등이 그의 죽음을 가슴 깊이 슬퍼했다. 한 달이 지난 시점, 사건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자연사로 발표됐던 사인은 잠정적으로 약물에 의한 ‘타살’로 결론지어 졌으며, 지난 28일(현지 시각) 미 연방 수사당국은 잭슨에게 강력한 마취제를 주사한 혐의로 주치의 콘레드 머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받은 사랑의 무게만큼 책임감 가져야

해마다 연예계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사건은 터지고, 연예인들은 부적절한 행동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그 어떤 해보다 어두웠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직업이다. 혹자는 ‘공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연예인의 선택과 행동이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중은 공인의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 웃고 운다. 연예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은 대중이 보내는 사랑의 무게만큼 무거워야 한다.

그런데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연예인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은 유서를 통해 힘들었던 삶에 대해 토로하기도 하고,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죽음은 그 배경이 무엇이든 간에 용인될 수 없다. 연예인으로서 얻은 혜택과 사랑에 걸맞은 책임을 다할 때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2009년 하반기에는 따뜻한 사랑 이야기, 몰래한 선행, 기부 등 훈훈한 소식으로 대중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연예계가 되기를 소망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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