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문경학살사건 유족 패소…“시효 소멸이 이유” 논란

6·25 문경학살사건 유족 패소…“시효 소멸이 이유” 논란

기사승인 2009-08-06 16:49:01
[쿠키 사회] 6·25전쟁 발발 직전 국군에 의해 자행된 문경학살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시효 소멸을 이유로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김상철)는 채모(71)씨 등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인용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불법 행위인 점은 명백하지만 사건 발생 5년을 넘겨 소송을 냈기 때문에 시효가 소멸됐다”고 밝혔다.

1949년 12월24일 국군 2개 소대 병력은 경북 문경시 석달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어린이와 부녀자를 포함해 86명을 학살했으며, 이 사건은 2007년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의해 진상이 드러났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7월10일 제기됐기 때문에 손해배상 소멸시효를 지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유족들이 헌법소원을 냈던 2000년 3월18일을 가해자를 안 날이라고 쳐도 3년이 훨씬 지나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설명이다. 국가를 상대로 한 채권은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손해배상 채권은 발생일로부터 10년 또는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사라진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국가범죄에 대해 소멸시효를 인정하지 않는 최근의 흐름과는 달라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1974년 발생)을 맡았던 재판부는 지난달 “반인권적, 조직적 불법행위를 자행한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고, 울산보도연맹사건(1950년 발생) 재판부도 지난 2월 소멸시효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에 배상책임을 물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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