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패션CEO’ 백보람 “100만원으로 시작해 20억 매출”

[쿠키人터뷰] ‘패션CEO’ 백보람 “100만원으로 시작해 20억 매출”

기사승인 2009-08-13 22:52: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가요, 영화, 드라마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8월에는 ‘창업에 성공한 연예인’을 만나 사업 노하우와 성공 과정을 공개한다. 지난주에는 전국 240여 개의 체인점을 둔 ‘벌집 삼겹살’ 대표로 성공한 개그맨 이승환을 만났다. 이번에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로 연매출 20억 원을 올리는 방송인 백보람(29)을 인터뷰 했다.

가수→온라인 의류 판매자→개그우먼→방송인

방송인 백보람의 변신은 끝이 없다. 2003년 4인조 여성 그룹 모닝으로 데뷔해 댄스 음악을 선보이다가 2년 뒤 인터넷 의류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뒤 개그맨 정찬우의 추천으로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 개그 무대에 출연하면서 개그우먼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케이블 채널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 멤버로 활약하면서 엔터테이너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사진인화 서비스 사이트 ‘뽀토’도 오픈해 사업가로서 기질을 발산 중이다.

백보람과는 시청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엔터테이너의 자격이 아닌, 연매출 20억 원을 올리는 5년차 의류 쇼핑몰 사업가로서 대면했다.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물품 주문 확인, 포장, 배송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실은 20평 안팎의 비교적 아담한 규모였다. 직원도 친언니, 지인 등 단출하게 구성됐다. 겉만 화려한 운영 방식을 지양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투자한다는 백보람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다.

사무실에 진열된 의상 수도 적었다. 백보람은 “재고율이 없기도 하거니와 그날 주문에 따라 물건을 공수해 오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구입해놓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4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사업 노하우로, 정확한 물량만 수입하고 판매해 지출을 줄이는 ‘알뜰 경영’이다.

취미 삼아 시작한 의류 쇼핑몰 사업…대박을 내기까지

백보람이 2005년 10월 인터넷 의류 쇼핑몰 사이트 ‘뽀람’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작은 동기에서 시작됐다. 평소 의상 구경하기가 취미인 백보람이 자신의 취향을 확대시킨 것이다.

“의상을 구입하거나 예쁜 물건이 있으면 미니홈피에 사진을 올려놓는 게 취미였어요. 그러면 제 미니홈피를 방문한 지인들이나 팬들이 ‘어디에서 산 옷이냐’며 큰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신 옷을 사다주곤 하다가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게 어떠냐’는 지인들의 조언에 시작하게 됐죠. 취미 삼아 시작한 일이라 아는 언니와 50만 원씩 돈을 모아서 오픈하게 됐어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100만 원 온라인 창업, 쇼핑몰 붐이 일어나기 전이라 가능했다는 게 백보람의 설명이다. 또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결했기에 인건비가 절감됐다. 난관에 봉착하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었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사업 노하우도 하나씩 쌓여갔다. 시간이 흐르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단골 고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발생한 수익은 온라인 쇼핑몰에 그대로 재투자했다.

백보람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신념이 일궈낸 결과라고 자평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벌써 햇수로 5년이 되어간다”면서 “의류 쇼핑몰 운영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며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날을 회상했다.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두 가지 비결

백보람이 의류 쇼핑몰로 성공을 거두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부지런함’과 ‘성실함’을 꼽았다. 그는 “쇼핑몰 의류 사업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매출 상승폭을 올리기 위해서는 ‘재고율이 제로(Zero)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오픈하고 몇 년 동안 하루 한 번씩 시장에 가서 물건을 떼어오고 체크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고객들이 발품을 알아주신 건지 고생한 만큼 매출이 나오더라고요.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통했기에 단골 고객이 꾸준히 늘었고요.”

아이템 회의부터 제품 구매, 의상 등록, 홈페이지 단장 등 백보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곳이 없다. 피팅 모델로도 활약한다.

“저의 체형은 상체보다 하체가 통통해 결점을 보완하는 의상을 주로 선택해요. 고객이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 착용한 느낌과 제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적어서 올리죠. 또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연구하는 작업도 필요해요. 비슷비슷한 아이템을 올리면 고객이 쉽게 질리기 때문에 조금씩 변형을 주는 방향으로 의상을 올려요.”

“쇼핑몰 오픈 후 백화점서 옷 산 적 없어요”

백보람은 의류 쇼핑몰을 오픈한 후 백화점에서 옷을 산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제가 실증을 잘 내는 편이라 좋은 옷을 사서 오래 입지 못해요. 유행과 계절에 따라 의상 변화를 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또 원가를 알게 되니까 비싼 값을 지불하고 옷을 구입하지 못 하겠더라고요(웃음).”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웃지 못 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바쁘게 일을 하다보면 깜빡할 때가 많은데요. 하루는 배송하다가 무선 전화기를 넣고 포장한 거 있죠? 하하. 다행히 다른 직원이 발견해 전화기를 빼고 보내긴 했지만요. 그 뒤로는 물건 챙길 때 신중히 확인하고 있어요.”

“드라마 출연 위해 연습 중이에요”

유통을 넘어 의류 사업가로서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이제 막 발을 디뎌 놓은 새내기라 현재의 사업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의류 제작에 참여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의류 제작에 참여해 성공한 여자 연예인들이 많지만 전 성급하게 뛰어들지 않으려고요. 지금은 제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온라인 쇼핑몰에 쏟아 부을 거예요. 의류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쌓이고 자본금도 넉넉해지면 언젠가는 도전할 겁니다.”

그가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방송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이루고 싶은 꿈이 남아서다.

“‘무한걸스’에서는 멤버들 모두 MC로 활동하고 있지만, 메인 진행자로서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또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놓을 수 없어서 4~5개월 전부터 연기 레슨을 받고 있어요. 얼마 전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왔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무산됐거든요. 나중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제 직업은 시청자가 만들어주셨죠”

백보람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매진하면서 방송을 통해 자주 인사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저에게 개그우먼과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시청자가 만들어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귀한 직업을 주신 만큼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요. 그리고 쇼핑몰을 운영하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에요. 쇼핑몰 분야에서 최고 위치에 오르고 싶습니다. ‘백보람이 운영하는 쇼핑몰은 감각이 다르다’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