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국장 여부 신경전… 23일 종교인 배려 오후 영결식

DJ 국장 여부 신경전… 23일 종교인 배려 오후 영결식

기사승인 2009-08-19 2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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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6일 국장'이 19일 오후 결정되기까지 김 전 대통령 측과 정부는 만 하루 동안 장례형식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유족과 동교동계, 민주당은 고인의 공적과 노벨상 수상자의 예우문제 등을 들어 정부에 국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가 전직 대통령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국민장을 선호하면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 의견이 맞서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국장이라는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은 전직 대통령의 장례는 최장 7일인 국민장뿐 아니라 9일 이내에서 국장으로도 거행할 수 있다. 6일장으로 할 경우 일요일인 23일에 영결식을 치르게 돼 국장의 경우 장례식날 임시 공휴일을 지정해야 하는 문제를 피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 측도 격이 높은 국장으로 결정될 경우 장례기간 단축은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어쨌든 국장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반대론이 일었고, 장례 형식을 결정하려 했던 이날 오전의 국무회의도 연기됐다. 이번에 국장을 치를 경우 향후 전직 대통령들이 서거할 때마다 국장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양측은 이날 오후 다시 논의를 했으나 김 전 대통령 측이 국장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안장 등을 강하게 주장, 관철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장의위원장 선정을 두고도 다소 이견을 보였다. 정부는 내심 한승수 국무총리가 단독으로 장의위원장을 맡기를 바랬으나 김 전 대통령측은 공동 장의위원장을 원했다.

김 전 대통령측은 공동 장의위원장 선정을 두고 고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를 고려하면 전·현직 국무총리 중에서 적임자를 찾으면 된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가 'DJP 연합'으로 만들어진 결과로 김종필 박태준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모두 과거 자민련쪽 인물이라는 점이 걸렸다. 한때 공동 장의위원장으로 김영삼(YS) 전대통령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YS 측근인 김기수 비서실장은 "과공비례(過恭非禮·지나친 공손은 예의에 벗어남)다.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며 부인했다.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은 23일 오후 발인식 영결식 노제 안장식 순으로 진행된다.영결식이 오전이 아닌 이유는 종교인들이 예배 등에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해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국가경제와 정부의 결정을 존중해 일요일에 영결식을 치르게 됐다"며 "이희호 여사께서는 종교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 오후 2시가 좋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영결식은 조사낭독, 종교의식, 고인의 생전 영상 상영, 헌화 등의 순서로 이어지며,삼군 조총대원들이 조총 21발을 발사하는 의식으로 마무리된다. 노제 일정과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서울광장 혹은 광화문광장이 거론된다. 노제가 끝나면 김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은 시민들의 마지막 배웅속에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해 안장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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