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②] 김태욱, 웨딩 다음은 교육…“녹색 사업가로 남고 싶다”

[쿠키人터뷰②] 김태욱, 웨딩 다음은 교육…“녹색 사업가로 남고 싶다”

기사승인 2009-08-20 14:42: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가요, 영화, 드라마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8월에는 ‘창업에 성공한 연예인’을 만나 사업 노하우와 성공 과정을 공개한다. 전국 240여 개의 체인점을 둔 ‘벌집 삼겹살’ 대표로 성공한 개그맨 이승환(33), 온라인 의류쇼핑몰 ‘뽀람’으로 연매출 20억 원을 올리는 방송인 백보람(29)을 만났다. 이번 주에는 웨딩업계에서 건실하게 기반을 다져온 ㈜아이웨딩네트웍스 대표 김태욱(40)을 인터뷰했다.

2000년 설립된 ㈜아이웨딩네트웍스는 지난해 1만 쌍을 결혼시키고, 총 거래액 500억 원을 돌파했다. 창업 초기와 비교했을 때 100배 이상의 초고속 성장이다. 1000억 원을 2009년 목표치로 삼을 만큼 발전 기류를 타고 있다. 내년에는 국내 웨딩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 및 일본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이 모든 결과가 가수 출신 기업가 김태욱의 손에서 나왔다.

그와 얘기를 나누노라니, 손에 닿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했다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 프리지아 왕국의 왕 미다스가 연상됐다. 이유 있는 성공, 그 비결을 엿본다.

김태욱의 경영 철학…복지가 곧 투자

㈜아이웨딩네트웍스 논현동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원들의 얼굴이 하나 같이 밝다는 사실. 화장실에서 마주친 직원의 입가에도, 고객들의 전화를 받는 직원의 눈가에도 미소가 피어있었다. 직원들의 환한 웃음, 김태욱 대표의 애정어린 투자가 가져온 결과였다.

논현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직원 150여명을 위한 헬스클럽과 모유 수유실을 만들었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직원들을 위해 밴드 연습실도 차렸다. 직원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대표, 그러나 자신에게는 큰 투자를 하지 않는 듯 보였다. 커버 디자인이 벗겨질 정도로 오래된 핸드폰을 들고 다녔고 차림은 소박했다.

그는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사장이기도 하다. 창업 초기 50여 명 정도와 일을 할 때에는 1대1로 면대면 대화를 나눴다. 직원이 100명을 넘어서면서 메신저로 대체했다. 지난 9년 동안 직원들의 생일, 경조사를 빠뜨린 적도 없다.

“직원이 아닌 식구라고 생각하니까 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지더라고요.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다보니까 매일 대화하는 게 습관이 됐네요. 지금의 이 회사는 저를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내 채시라는 현명한 여자

김태욱의 자상함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뿐 아니라 아내 사랑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매출액 500억 원을 올리는 중소기업 대표로 성장하기까지 채시라의 도움이 컸다며 틈만 나면 아내 자랑을 입에 달았다. 그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을 때에도, 다들 사업가의 길을 만류했을 때에도 그의 아내는 묵묵히 곁을 지켰다.

“아내는 참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제가 힘들거나 고통스러워 할 때에도 저에게 아무런 압력을 주지 않았어요. 항상 한 걸음 뒤에서 절 지켜봤죠. 있는 그대로 절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화제가 부부 얘기로 옮아가자 조심스레 결혼 전 두 사람이 겪은 루머를 입에 올렸다. ‘채시라는 김태욱이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라 시집을 가는 거다’ ‘김태욱은 부모에게 돈을 받아 사업을 한다더라’ 등 그들을 둘러싼 억측이 난무했다.

“저에게 일일이 표현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힘들었을 거예요. 또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목소리가 나오질 않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당시 아내는 톱스타였고 전 일개 가수라 수입도 불안정했죠. 아마 속으로 ‘이 남자와 결혼하면 행복할까’ 고민이 됐을 겁니다. 갖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끝까지 제 손을 놓지 않았어요. 탄탄한 사업체와 행복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장 큰 힘을 줬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때나 지금이나 ‘감사’밖에 없습니다.”

웨딩→교육→유아→상조

사업가 김태욱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웨딩 사업을 시작한 그는 교육, 유아, 상조까지 인생 전반에 대한 거대한 사업을 꿈꾸고 있다. 올 가을쯤에는 교육 사업을 런칭할 계획이다. 무서울 정도로 신념이 확고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주저함 없이 추진하는 그의 사업 방식이 이번 교육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중이다.

그가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첫째 딸을 초등학교에 보내면서부터다. 학교에 다녀오면 숙제에 시달리고, 짝꿍을 경쟁자로 여기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 딸이 행복할까’라는 진지한 고민을 품게 됐다. ‘공부의 노예’로 살아갈 딸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가 잘못 됐다는 걸 공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누구 하나 그걸 바꾸려고 하지 않죠. 저도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공부에 시달려 음악에 집중하기 힘들었죠. 전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장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고, 창밖의 자연을 보면서 상념에 잠기는 자유로운 학습장을요.”

그는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아이들이 존 키팅을 ‘선생님’ 대신 ‘캡틴’이라 부르듯, 인간적인 교육환경을 만들고 싶단다. 키팅이 외치는 ‘카르페 디엠’(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처럼 자신의 인생을 특별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 했다.

“오른쪽으로 흐르는 한강물, 삽을 들어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아무도 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을 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녹색 사업가로 성장하고파

웨딩, 교육을 지나 그의 강물은 어디로 흘러갈까. 그는 고객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어감에 맞춰 그의 사업도 웨딩에서 돌잔치 등의 유아 관련 사업을 거쳐 상조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가 닿을 바다로 ‘녹색 사업가’라는 청사진을 내밀었다.

“회사의 이익만 추구하는, 몸집만 큰 사업체 대표가 아니라 사회에 기부하고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녹색 사업가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은 영역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그것으로 주변 분들의 삶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은 정말 짜릿하거든요. 매 순간 이 짜릿함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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