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차 발사 “너무 서둘러선 안돼”

나로호 2차 발사 “너무 서둘러선 안돼”

기사승인 2009-08-27 17:09:01

[쿠키 과학]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위성 궤도 진입이 실패하자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너무 서둘러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04년 나로호 발사 9개월 뒤 2차 발사를 하고 1, 2차 발사에서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추가 비용 지불 없이 한 차례 더 발사하기로 계약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미 2차 발사를 위한 2단 로켓과 위성체도 만들어 놨기 때문에 이번 나로호 발사 실패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문제가 된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불완전 분리’에 대한 수정 작업만 거치면 내년 5월 발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2차 발사를 서둘렀다가는 실패할 염려가 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A교수는 “정부가 페어링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한 원인 분석과 수정 작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월 24일 나로호와 똑같이 페어링 분리 실패로 탄소 관측 위성을 궤도에 올리지 못한 미국의 ‘토러스 XL’ 발사체를 예로 들었다. 이 발사체는 실패 원인 분석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까기 5개월여가 걸렸고, 오류 수정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A 교수는 “나로호는 페어링 불완전 분리에 대한 기계적 원인 규명뿐 아니라 위성 및 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조사, 발사지휘센터(MDC) 연구원들에 대한 개별 면담 등도 병행해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하며, 이 과정에 최소 6∼7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인 규명과 수정 작업에 따라 5월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노태성 교수는 “현재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지만 1단 발사체의 추력 조정이나 우리가 개발한 2단 로켓 자체에도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면서 “오랜 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발사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러시아와 책임 소재 공방 등 정치 역학적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A교수는 “정부는 이번 나로호 발사를 ‘부분 성공’으로 자평하고 있지만 실패로 봐야 한다”면서 “2차 발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스템 전반을 다시 검증한다는 자세로 시도하지 않는다면 2차 발사 성공률은 10%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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