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1박2일’ 제7의 멤버가 본 여섯 스타의 면면!

[쿠키人터뷰] ‘1박2일’ 제7의 멤버가 본 여섯 스타의 면면!

기사승인 2009-10-09 12:17: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가요, 영화, 드라마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10월에는 인기 프로그램이나 가수의 뒤에 서있는 스태프를 통해 대박 프로그램의 이면이나 인기 비결, 스타들의 면면을 들어본다. 지난주에는 MBC 월화사극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 덕만(이요원) 등 여배우들의 헤어스타일을 전담하고 있는 이은영 씨를 만났다. 이번 주에는 KBS2 TV 예능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여섯 멤버들을 도와주는 스태프로서 활약하고 있는 김정근 FD를 인터뷰했다

2007년 8월 충북 영동 편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평균 생명력이 1년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1박2일’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다.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 콘셉트로 출발한 ‘1박2일’은 좌충우돌 여행기, 복불복 게임, 야외 취침, 부스스한 몰골 등 꾸미지 않은 ‘날 것’이 신선한 웃음을 유발하면서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 장을 열었다. ‘1박2일’이 리얼 버라이어티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하기까지 여섯 멤버들의 조합이 무엇보다 빛났지만, 그들과 함께 야생에서 뒹굴며 동고동락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정근 FD(30)도 스태프들이 흘린 피땀에 한 줌을 보탰다.

최근 들어 ‘1박2일’은 출연진과 연출진의 경계를 허물며 신선한 웃음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동안 NG컷으로 분류됐던 스태프의 출연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내고, 스태프가 출연자와 복불복 게임을 벌이는 등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것이다. 빈번하게 얼굴을 보이는 막내작가 김대주를 비롯해, 투입 첫날 강호동에게 몰래카메라 신고식을 호되게 당한 막내PD 유호진, ‘1박2일’의 선장 이명한 PD와 나영석 PD 등이 ‘스타 스태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슬레이트 담당자로 시청자의 눈을 끈 김 FD까지 가세했다. 김 FD가 스태프로서 밝히는 숨은 이야기, 여섯 멤버들의 면면,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을 짚어봤다.

FD는 ‘1박2일’의 슈퍼맨

김 FD가 방송인으로서 첫 삽을 든 프로그램은 지난해 방영된 ‘해피선데이-스쿨림픽’이었다. ‘스쿨림픽’은 스쿨(School)과 올림픽(Olympic)을 합성한 단어로 학교에서 올림픽 게임을 하는 일종의 스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당시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의 인기를 등에 업고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시청률에 발목을 잡혀 방영 6회 만에 막을 내려야 했다. 이후 김 FD는 ‘1박2일’ 80여 명의 스태프들이 탄 배에 합류하게 됐다.

‘1박2일’에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예능프로그램 조연출이 담당하는 일상적인 것들이다. PD와 협력해 방송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면 시민에게 촬영 협조를 구하거나 소품, 의상 등을 준비한다. 때에 따라서는 카메라도 만질 줄 알아야 하며, 편집에 참여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슬레이트 치기로 촬영을 돕는다. 카메라 10여 대가 한꺼번에 돌다보니 출연진의 동선을 시간대 별로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 번 촬영을 나가면 대략 20번 정도 슬레이트를 친다.

“FD는 현장에 출동하면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해내야 하죠. 모든 것을 해결하는 슈퍼맨처럼 만능이 되어야 한답니다(웃음). 간단한 것을 비롯해 복잡 미묘한 일까지 두루 관여하게 되니까요. 정신없이 바빠서 몸을 가누기도 힘들지만 활기찬 현장 분위기에 도취돼 피곤한 것도 잊어요(웃음).”

김 FD가 슬레이트를 치는 모습이 처음으로 방송을 탄 건 지난해 12월 해남 편이었다. 당시에 대해 ‘지인들이 보낸 문자를 보고 방송에 나간 줄 알았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쉴 새 없이 카메라가 돌다보니 제가 찍혔는지도 몰랐거든요. ‘내 모습이 어떻게 나왔을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재방송을 봤죠. 흐름상 잘라낼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넣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슬레이트 치는 모습이 종종 나오더라고요(웃음).”



방송의 힘은 위대해

지난 5월31일 여섯 멤버들과 스태프 80명이 ‘잠자리 복불복’을 놓고 벌인 나주 편 일화도 들려줬다. 김 FD는 스태프 대표 중 한 명으로 뽑혀 야외 취침 여부를 놓고 출연진과 대결을 펼쳤다. 그는 ‘공공의 적이 됐다’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작가와 PD가 제 옆으로 다가와 ‘우린 밖에서 자기 싫다’며 매섭게 쳐다보더라고요(웃음). ‘아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경기에서 지면 정말 큰일 나겠다’ 할 정도로 살기 어린 기운이 느껴졌죠. 그런데 제 마음과 달리 실수를 연발했어요. 다행히 다른 스태프의 활약으로 무사히 마쳤습니다(웃음).”

‘혹시 연출된 상황이 아니냐’고 슬며시 물어보자 정색하면서 ‘절대 아니다’고 단언했다. 카메라가 24시간 돌다보니 실제 상황이 그대로 노출된다고 강조했다. “‘1박2일’은 멤버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카메라를 늘 켜두고 있어요. 작가나 PD가 큰 구조만 짜주는 것이지 관여하거나 지시하는 경우는 없죠. 저 복불복 게임 정말 죽기 살기로 열심히 했거든요. 그런데 운이 안 따라주더라고요(웃음).”

방송을 타면 탈수록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방송의 힘이 이토록 위대한지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연예인도 아닌 일개 스태프인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 얼굴이 담긴 캡처 사진을 볼 때나 제 미니홈피로 찾아와 일촌 신청을 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마냥 신기해요. ‘1박2일’에서 보여드린 것도 없는데 관심을 가져주시니 얼떨떨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방송 출연이 욕심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깐의 등장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인기도 끌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킨다는 것이다. 자신의 출연이 프로그램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태프가 본 여섯 멤버들의 특징은?

스태프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여섯 멤버들은 어떨까. 일단 ‘여섯 멤버 모두 끼가 넘친다’며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이 중 베스트 멤버로 꼽은 사람은 이수근이었다. 700개의 멘트 중 698개가 방송 불가용이다 보니, 머리를 쓰다가 강호동에게 걸려 꿀밤을 맞거나 운전하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기는 모습만 방송을 타는 것이라며 실상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698개의 멘트에서 쏟아지는 번뜩이는 재치와 속사포 같은 입담은 개그맨으로서 재능이 충분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MC 몽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의 리액션 황제’라고 표현했다. MC 몽은 예능 선두주자 강호동도 인정하는 ‘예능 브레인’이다. 김 FD도 이에 동의했다. 일반적으로 박수만 치고 끝나는 밋밋한 상황도 그의 독특한 리액션을 통해 절정의 분위기로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초딩’ 은지원은 프로그램의 맥을 짚는 능력이 탁월한 ‘천재’라고 평가했다. 어눌하고 엉뚱한 모습이 여러 번 노출돼 초등학생 이미지로 굳혀졌지만, 예능 감은 천재적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 인기에 힘입어 ‘어린 왕자’에서 ‘황제’로 승격한 이승기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따로 없단다. 가수가 본업인 탓에 노래 잘 부르는 것은 기본이고, 연기도 시청률 대박 신화를 썼고, 예능 무대로 돌아오면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잡는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흠잡을 데가 없는 ‘시청률 제조기’란다.

강호동과 김C에 대해서는 ‘아빠와 엄마’로 비유했다. 강호동은 촌철살인 애드리브와 순발력을 내세워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키지만, 무엇보다 멀리 내다보는 진행력이 탁월하단다. 멤버들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고, 본인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빠같다고. 김C는 멤버와 스태프를 벗처럼 챙긴단다. 강호동이 터프함으로 멤버들을 포용한다면, 김C는 엄마와 같은 섬세한 손길로 어루만져준다는 것이다. 자신도 여러 번 온정의 손길을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첨가물 없는 웃음이 인기 비결

스태프의 출연으로 호감도를 높인 ‘1박2일’. 여섯 멤버들은 매주 번뜩이는 애드리브와 코믹한 돌발행동으로 시청자의 웃음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스태프의 출연이 감칠맛을 더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 FD도 스태프의 활약이 ‘1박2일’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줬다고 내다봤다.

“멤버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이따금 등장하는 스태프의 출연은 시청자에게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순수한 모습이 건강하고 밝은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넘치는 끼와 폭발적 에너지를 가진 츨연진을 큰 톱니바퀴에 비유한다면, 스태프는 출연진의 큰 톱니바퀴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은 톱니바퀴일 것이다. 출연진과 스태프가 흘리는 땀과 노력이 윤활유로 작용해 ‘1박2일’의 시계는 오늘도 힘차게 돌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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