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고교생 가수’ 여훈민 “이승기 의도적으로 모델링?”

[쿠키人터뷰] ‘고교생 가수’ 여훈민 “이승기 의도적으로 모델링?”

기사승인 2009-10-14 12:37:01

"[쿠키 연예] 고교생 시절 데뷔해 가요계에 ‘누나 열풍’을 몰고 온 이지훈과 이승기. 이들의 명성을 이어갈 신인이 탄생했다. 고운 얼굴선과 부드러운 미소가 돋보이는 여훈민(18)이다.

곱상한 외모만 보고 소녀처럼 가녀린 목소리를 내는 가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데뷔 앨범 ‘퓨어 앤 러브’에 수록된 곡들은 애절하면서도 호소력이 짙다. ‘고교생 맞나’ 싶을 정도로 인생의 고락이 노래에서 묻어나는 것 같다.

그의 목소리가 일반 고교생들과 비교해 깊이감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인생의 굴곡’이라는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대표 선수를 꿈꿨던 태권 소년이었다. 10년 동안 태권도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석권하며 선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순탄했던 생활이 지속되던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른쪽 무릎 연골이 파열돼 선수 생명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그를 건져준 것은 음악이었다. 캄캄했던 인생에 실낱같은 불빛처럼 음악은 그렇게 다가왔다.

“당시를 떠올리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스러웠어요. 그동안 제가 배운 거라곤 태권도밖에 없었거든요.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다니 제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젠 음악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음악을 부를 때 살아있음을 느껴요.”

상처가 난 자리에는 새 살이 돋기 마련이다. 운동선수로서 생명이 끊겼다는 박탈감과 정체성의 혼란은 숨통을 조일 만큼 견디기 힘들었지만, 연약했던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음악을 만나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곡을 이해하는 깊이도 넓어졌다. 누군가에게 호소하는 듯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번 앨범에 실력파 제작자들이 참여하게 된 배경도 감수성을 자극하는 그의 애절한 목소리에 끌려서란다.

여훈민의 앨범에는 가수 테이의 음반을 프로듀싱한 최성일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린의 ‘사랑했잖아’, 휘성의 ‘일년이면’ 등을 만든 히트 작곡가 김세진과 김종국의 ‘한 남자’, 이승철의 ‘열을 세워보아요’,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등을 만든 작사가 조은희가 선뜻 응했다. 타이틀 곡 ‘버스’를 비롯해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로 속이 꽉 찬 느낌이다.



여훈민은 솔로가수, 데뷔 시기, 창법 등으로 인해 ‘이승기 닮은꼴’로 불리고 있다. ‘제2의 이승기’라는 별명이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많은 분들이 절규하는 듯 내지르는 목소리가 흡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앨범을 만드신 분들 중에 이승기 선배의 1집 앨범을 마스터링했던 분이 계셔서 비슷한 느낌이 묻어났을 수도 있고요. 다방면에서 뛰어난 선배와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 신인으로서 ‘제2의 이승기’라는 수식어는 벅찰 만큼 기분 좋은 별명이다. 반면에 아픔을 주는 꼬리표이기도 하다. 일부 사람들이 ‘이승기를 의도적으로 따라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제 이름으로 걸고 낸 첫 번째 앨범인 만큼 저만의 색깔을 최대한 내려고 했어요. 아직은 제 색깔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서 그런 오해를 받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노력하면서 이겨내야죠.”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달려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여훈민. 운동을 하면서 느낀 노력과 땀의 결실을 가수 인생에서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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