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새로 건설하는 골프장이 공익시설로 보기 어려울 경우 개인 소유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하종대 부장판사)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주민 25명이 안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I골프장 실시계획인가 처분 취소소송’에서 “안산시는 I골프장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골프장 시행자에게 토지수용 권한을 주는 인가 단계에서 안산시는 도시계획시설 설치기준에 따라 해당 사업의 공익성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27홀 규모의 회원제 위주로 추진되는 I골프장 시설은 회원과 동반자 등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것으로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는 공익시설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사업자가 골프장 부지의 75%를 사들였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골프장 용지를 공용 수용할 만한 공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I골프장 사업자는 지난 1월 안산시로부터 회원제 골프장 18홀과 대중골프장 9홀 조성을 위한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뒤 사업예정지의 75% 가량을 사들인 상태에서 추가 확보가 지지부진하자 강제수용 절차에 나섰고 이에 맞서 주민들은 지난 3월 골프장 인가 자체가 잘못됐다며 소송을 냈다.

소송 대리인 최재홍 변호사는 “골프장 부지를 강제 수용하는 과정에 곳곳에서 유사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번 판결은 골프장 건설을 허가할 때 공익성을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수원=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