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소송을 통해 조상의 땅을 찾아준다고 속이고 판결이 나기 전에 헐값에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거액을 가로챈 토지 사기단이 적발됐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조상땅 찾기 소송을 진행하면서 관련 토지를 팔아 거액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로 변호사 이모(58)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또 토지브로커 박모(57)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변호사 이씨는 지난해 4월 이천시 장호원읍의 임야에 대한 소송을 수임한 뒤 100% 승소한다고 속여 시세보다 20%가량 낮은 3억원에 김모씨에게 매도하는 등의 수법으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15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변호사 등은 조상땅 찾기에 나선 의뢰인에게 토지 매도를 위임 받아 해당 토지를 팔아넘겼으나
소송에서 대부분 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변호사 등은 소송에서 패소한 뒤 피해자들이 원리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다른 조상땅 찾기 소송 토지를 팔아 돌려막는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계속해 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 브로커 박씨 등은 조상땅 찾기 소송을 이 변호사에게 소개하거나 관련 토지 매수자를 연결하고 1000만∼1억300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소송 대상 토지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후손에게 상속되지 않고 국유화되거나 제3자 명의로 넘어간 토지에 대해 일제시대 토지임야조사부를 통해 근거로 후손이 소유권을 회복하는 형태여서 조상땅 찾기에 나선 사람들이 모르고 있거나 포기하고 있던 일에서 ‘공돈’이 생긴다는 생각에 이 변호사 등이 팔아넘긴 땅값의 절반을 받기로 하고 사전 매도를 위임했지만 대부분 패소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 등은 브로커들에게 줄 수수료 등을 감당하지 못하자 조상땅 찾기 소송을 잇달아 진행하는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