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맘고생 심한 김길태?"
케이블 뉴스채널 YTN이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 피의자 김길태의 압송 생중계 방송에서 나온 앵커의 말실수 때문에 네티즌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YTN은 10일 양부모의 집 근처인 부산 사상구 덕포 시장의 한 빌라 주차장 입구에서 검거된 김길태가 오후 4시30분쯤 수사본부로 압송되는 장면을 생중계로 내보냈다.
생방송에서 회색 후드티와 검은색 점퍼를 입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김길태는 후송 차량에서 내린 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수사본부가 차려져 있는 사상경찰서 현관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2분여의 시간 동안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고 일부 흥분한 시민이 김길태에게 욕설을 내뱉는 모습 등이 중계됐다. 당시 남자앵커는 김길태의 모습을 본 뒤 “초췌해 보인다”는 발언을 했다. 문제의 발언은 YTN이 생방송 직후 압송장면을 다시 내보낼때 발생했다. 리플레이 장면을 보던 여성앵커가 “마음고생이 심해서인지 (김길태) 얼굴이 수척해 보인다”고 말실수를 한 것.
이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린 아이를 성폭행한 뒤 잔인하게 살해한 사람을 두고 할 말이 아니다”며 앵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분노했다.
방송 직후 YTN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chilling76’란 ID의 네티즌은 “그간의 맘고생이란 표현은 피해자의 부모님에게나 써야 할 말”이라며 “화가 나서 회원 가입해서 글을 쓴다. (앵커는) 이번 사건에 아무런 생각이 없는 거냐 아니면 개념이 없는 거냐”고 비판했다.
‘foljc2001’ 는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인한 범인에게 마음고생으로 수척해 보인다는 말은 김길태의 변호사가 할 말이지 사실 보도해야할 언론이 할 말은 아니다"며 “YTN은 생방송 중 실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YTN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댓글도 쏟아졌다. ‘aroma813’은 “두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분개하며 글을 남긴다”며 “(앵커도)사람인지라 실수도 할 수 있다지만 이건 아니다.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일부는 “고의로 한 말도 아닐 텐데 한쪽으로 너무 몰아세우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YTN은
“맘고생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