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피겨스케이팅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국내 아이스쇼가 일부 김연아(20·고려대) 팬들의 빗나간 사랑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연아 팬들은 아이스쇼에서 김연아만 제외됐다는 점과 일본 선수들이 현충일(6월6일)에 한국 땅을 밟는다는 점을 들어 항의하고 있으나 주최·주관사 측은 “국가보다 선수를 봐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이스쇼는 현대카드 슈퍼매치 시리즈의 일환으로 6월5~6일 이틀 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다. 아사다 마오(일본·여 은메달)와 조애니 로셰트(캐나다·여 동메달), 에반 라이사첵(미국·남 금메달),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남 은메달) 등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2009~201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은메달리스트 안도 미키(일본)도 출연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동계올림픽과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석권한 김연아는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가 5월 말 국내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는 김연아의 일정에 따라 ‘출연불가’를 통보했다는 게 아이스쇼 주관사인 세마스포츠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김연아 팬들은 이번 아이스쇼를 격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팬들은 김연아 비난 영상이 유포돼 일본 네티즌들과 마찰을 빚은 상황에서 현지 톱스타인 아사다와 안도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는 점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연아 팬들이 다수 운집한 커뮤니티사이트에는 “김연아가 출연하지 않는다면 관전할 필요도 없다”거나 “현대카드를 해지해야겠다”는 등의 비난글의 속속 올라오고 있다. ‘매국쇼’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아이스쇼가 언론에 처음 공개됐던 20일부터 현대카드와 세마스포츠 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있다. 아이스쇼를 취소하거나 아사다와 안도 등 일본 출연자들을 제외하라는 게 항의 내용의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마스포츠 관계자는 “20일에는 쉴 새 없이 전화가 걸려왔다”며 “대부분의 팬들은 아사다의 출연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아이스쇼의 주인공은 아사다 등 일본 선수가 아닌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김연아에게만 집중하는 극성팬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불거져 나왔다. 커뮤니티사이트 네티즌들은 “피겨스케이팅 팬이라면 국가보다 선수를 봐야한다”거나 “김연아도 자신이 빠진 아이스쇼가 팬들로 인해 망쳐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