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IB스포츠가 계약 체결 3년 만에 ‘간판스타’ 김연아(20·고려대)와 결별했다. 김연아와 동반 성장하며 한국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IB스포츠는 이제 김연아와 경쟁체제로 전환하며 경영의 시험대에 올라가게 됐다.
김연아와 결별 발표되자 주가 대폭락
김연아 측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안’은 26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아가 주주로 참여하고 모친 박미희씨가 대표이사 겸 주주로 신설한 ‘㈜올댓스포츠(ATSports)’를 지난 20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연아는 지난 2007년 4월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던 IB스포츠와 결별하게 됐다. 올댓스포츠는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며 아이스쇼 개최와 후발주자 육성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은 5월1일부터 시작된다.
김연아와 결별이 공식 발표되자 IB스포츠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에서 가장 최근 거래일이었던 23일 2355원으로 장을 마쳤던 IB스포츠 주가는 이날 255포인트(10.83%) 하락하며 2100원으로 마감됐다.
코스피지수가 이날 1752.20원으로 15.17포인트(0.87%)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엄청난 셈이다.
‘거함’ IB스포츠호, ‘조타수’ 김연아 잃고 표류하나
김연아는 IB스포츠라는 거함에서 조타수나 다름 없었다. IB스포츠는 김연아를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육성하며 한국 스포츠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로 떠올랐다.
김연아를 길러낸 관록으로 종목별 스타 영입과 차세대 스타 발굴에 아낌없이 투자해왔다. 추성훈(종합격투기)과 기성용(축구) 정대세(북한축구) 안현수(쇼트트랙) 김요한(배구) 차유람(당구) 손연재(리듬체조) 등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미국 메이저리그(MLB) 등의 인기 종목의 방송중계권 판매와 대한빙상경기연맹 등 체육단체 마케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 확대는 김연아와의 결별을 불러온 직접적 계기가 됐다.
김연아의 모친 박미희씨는 “IB스포츠에는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선수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연아의 원하는 바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연아를 사실상 길러냈다고 평가받는 핵심 관계자 K부사장까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최대 스포츠 제국을 건립하려 했던 IB스포츠의 야망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