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 로얄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잉글랜드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은 ‘테러대상 1호’로 지목됐으나 별다른 사고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번 경기는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이 한 곳에 모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일으키며 테러집단 알 카에다의 표적이 됐고 영국은 미국의 우방으로서 같은 배를 탔다. 양 국 대표팀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번 경기가 테러리스트의 구미를 자극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이슬람마그레브 알 카에다는 지난달 미국과 잉글랜드의 경기에서 폭탄 테러를 저지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월드컵 테러를 선언했던 이라크 알 카에다 간부 아잠 살레 알 카타니(32)가 월드컵 테러를 선언했다 지난달 자국 정부에 의해 체포됐지만 테러공포를 줄이기에는 부족했다.
이번 경기의 관중수는 3만8646명, 실제로 테러가 발생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남아공 정부는 그러나 한 경기에만 수 천 명의 경찰병력을 투입, 검문검색 강화와 삼엄한 경계로 테러위협을 차단했다.
남아공 정부는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치안력으로 관광객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고도 테러리스트의 지목을 받은 서방 국가들이 많은 데다 아직 대회 초반에 불과해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