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한국 군인을 열렬히 사모해 관련된 군사용품과 군복장만 사모으고 즐기는 일본인 '오타쿠'가 우리나라 네티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오타쿠'는 광적인 팬을 지칭하는 일본말로, 영어의 '마니아'보다도 훨씬 더 자신의 관심사에 심취해 각종 기록과 소품 등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일본 네티즌의 블로그가 공개됐다. 일본어와 한글을 함께 섞어 '대한 육군~ 대한의 군대'라 이름 붙힌 블로그의 주인은 한국군과 관련된 용품을 수집하는 일명 '밀덕후(군대를 뜻하는 영어 밀리터리와 오타쿠의 합성어)'다.
한국 군문화에 심취해 이름도 '정궁주'라고 개명했다는 이 일본인 남성은 자신이 '육군 마니아'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지난해 3월 개설된 홈페이지에는 최근까지 한국 육군과 관련 물품을 수집하는 내용이나 한군 군가, 과거 군복 등이 올라와 있다.
특히 우리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본인이 직접 한국 육군 병장 군복을 입고 이른바 '코스튬 플레이'까지 한 사진이다. 그는 군복을 입고 병장을 완벽하게 흉내 냈다. 한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탄띠나 수통도 갖추고 있다.
이 네티즌은 이 같은 복장으로 야산에 올라 적지를 침략하는 군인인양 포즈를 취했다. 모형 소총을 든 채 다양한 모습을 촬영해 '북한군을 물리치는 한국군인'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다.
그는 또 한국 군대의 훈련 장면을 올리며 "기백이 넘친다"고 한국 군인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한 국내 네티즌들은 "진정한 현역 재현자" 라며 신기해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국에 자위대나 일본군 마니아가 있더라도 숨어서 수집할 텐데… 당신은 정말 용감하다" 고 반응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여러 나라의 '밀덕후'를 봤지만 한국군 마니아는 처음 본다"며 "난 군복을 거저 준다고 해도입기 싫다"며 재미있어 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의 홈페이지에 찾아가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사람인 줄 알았다" "군복이 정말 잘 어울린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해 달라고 적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