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사면초가-정영희 "내의 입었느냐?" 최중경 "땀이 많이 날 것 같아서 안 입었다""

"최중경 사면초가-정영희 "내의 입었느냐?" 최중경 "땀이 많이 날 것 같아서 안 입었다""

기사승인 2011-01-18 18:05:00
[쿠키 정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8일 국회 지식경제위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주공격수인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고강도의 질문공세를 펼쳤다. 전날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달리, 최 후보자가 답변 과정에서 목소리에 힘이 없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자 답답함을 표시하며 답변 태도에 대한 질책을 퍼붓기도 했다. 최 후보자로서는 이날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었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대답하는 감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족스럽지 않다”고 실망을 표시한 뒤 중국의 경제자유구역 외자유치액 등에 대한 질문에 최 후보자가 제대로 답변을 못 하자 “차관까지 하셨으면 숫자 정도는 아셔야지…. 그렇게 자꾸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전혀 안목도 없고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금융 재테크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계신데, 재테크의 귀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탈세 전문가 아니냐고 비판한다”고 공격했다. 역시 한나라당 출신인 무소속 최연희 의원도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까 신중해서 그런지, 뭔가 자신감이 없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지경부 장관을 꿈꿔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최 후보자가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하자 “그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꿈도 안 꿔본 사람이 어떻게 지경부를 이끌겠느냐”고 호통쳤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 인사도 그렇고, 현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데 그러면 다른 공무원들은 어떤 꿈을 꾸고 일을 하겠나. 인사권자가 물론 인사를 하는 것이지만, 다른 부처 공무원도 배려해야 한다”고 청와대까지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특히 최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장인 장모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점을 질타했다. 정태근 박민식 이명규 의원 등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장인 장모가 투기를 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그 때마다 최 후보자는 “돌아가신 분 얘기를 하기가 송구스럽다”며 언급을 꺼렸다. 이상권 의원은 “김영삼 정부 때 어떤 각료는 장인이 친일파였다고 해서 물러났다. 최 후보자 장인이 한 일은 친일행각보다는 별 거 아니지 않느냐. 노무현 대통령은 장인이 빨치산이었지만 부인을 버릴 수 없다 해서 인정받지 않았는가”라고 사례를 들고 “최 후보자 장모가 당시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솔직히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최 후보자는 “제가 암만 장관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지만…제가 살기위해서 장모님을 투기꾼으로 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소나기성 의혹 제기가 반복되자 간혹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공세적인 답변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의 임대사업을 하면서 면적을 축소 신고해 탈세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김재균 의원이 의원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계속 몰아붙이자 최 후보자는 “그게 평방미터당 가격기준이지 어떻게 면적기준입니까. 의원님 제 말이 틀립니까. 내 자료는 국세청에서 다 확인해 갖고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이 부동산 투기 문제를 비롯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면서도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을 때는 “의원님 말씀 하신 거에 다 답변해도 되겠느냐. 질문을 하셨으면 답변을 들으셔야죠”라고 대꾸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이 나서 “장관 후보자가 마치 의원을 청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왜 ‘최틀러’라는 말이 나왔는지 실감하겠다. 자세를 좀 낮추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최 후보자는 “의원들이 질문을 하면 제가 답변할 시간을 다만 20초라도 달라”고 하소연했다.

미래희망연대 정영희 의원이 에너지 바우처 관련 질문을 하며 “내의를 입었느냐”고 묻자 최 후보자는 “오늘은 땀이 많이 날 것 같아서 안 입었다”고 답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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