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 아버지의 힘! 가난 뚫고 쌍둥이형제 서울대 합격…

막노동 아버지의 힘! 가난 뚫고 쌍둥이형제 서울대 합격…

기사승인 2011-01-25 17:47:01


[쿠키 사회] 전남 순천에 사는 강종수(53)씨의 직업은 막노동이다.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공사현장에서 육체노동을 십수년째 계속해오고 있는 그에겐 힘든 삶 한가운데서도 자식들만 생각하면 항상 뿌듯해진다.

아들 4형제 가운데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육군 사관학교로 진학해, 큰 아들은 장교(소위)로 복무중이고 둘째는 2학년에 재학중이다.

그런 그에게 올해 또 큰 경사가 생겼다. 겨우 생계를 꾸려야 하는 빠듯한 살림때문에 남들 다 시키는 과외 한번 시키지 못한 쌍둥이 고3 형제 지호(19)와 선호 군이 서울대에 당당히 입학해서다.

순천 매산고를 오는 3월 졸업하는 두 쌍둥이 형제는 나란히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와 기계항공공학과 지역균형 전형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쌍둥이 형제의 서울대 입학 자체가 화제거리지만 더 놀라운 건 이들이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는 점, 아니 다니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버지 강씨와 어머니 임병순(52)씨는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교육열만은 남달랐다. 항상 "너희들이 잘 되려면 열심히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고, 4형제는 이런 부모의 말을 한 치도 어기지 않았다.

특히 두 쌍둥이는 초등학교때부터 스스로 공부해 영어로 일기를 쓰는 등 '자기주도적 학습'의 노하우를 쌓아갔다. 중학교때는 두 형제가 번갈아가며 전교 1,2등을 차지하는 등 서로가 선의의 경쟁자가 돼 더욱 학업에 매진했다.

매산고에 입학해서도 1학년때부터 같은 반에 배치되면서 전교 1,2등 자리를 다른 또래에게 내 준적이 없었을 정도다.

공부 잘한 큰 형과 둘째 형은 "집안이 어려우니 졸업하면 확실하게 자립할 수 있는 곳으로 진학하겠다"며 육사로 진로를 일찌감치 정했지만, 이들 형제는 교사들과 학교의 도움으로 서울대로 진학하게 된 것이다.

서울대측은 "두 쌍둥이 형제의 놀라운 학업 성적과 노력, 어려운 집안 사정 속에서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해온 그간의 모습을 고려해볼 때 서울대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을 합격시킨 이유를 밝혔다.

지호군은 25일 "우리 집에서 사교육은 남의 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도서관을 다니며 공부를 시작, 지금까지 도서관과 학교가 모든 배움의 터전이었다"며 "그러나 가난한 형편에 동생과 함께 대학에 덜컥 붙어 부모님의 걱정이 클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선호군도 "단 한번의 과외도 받지 않고 오직 스스로 공부를 해온 저의 경험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대학에 진학해 우리나라의 항공공학 발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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