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수회담이 무슨 술안주 땅콩이냐" MB에 직격탄"

"민주 "영수회담이 무슨 술안주 땅콩이냐" MB에 직격탄"

기사승인 2011-03-02 17:43:00
[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장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 “언제 한번 봐요”라고 제안함으로써 영수회담이 곧 성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하루 만에 양측 분위기가 냉냉하게 얼어붙었다.

빠른 시일 내 영수회담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손 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스갯소리로 해야 할지 진지하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어제 잠깐 대통령을 만난 상황을 청와대 대변인이 숨쉬는 것까지 일일이 브리핑을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영수회담에 대한 요구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연말 예산안 날치기에 대해 대통령이 통 크게 국민들에게 사과 한 번 하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또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하면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며 “날치기하고 민간인 사찰한 데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기 싫으면 최소한 재발방지라도 약속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참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번에는 악수하면서 한 번 만나자는 것”이라며 “아무리 대통령이지만 제1야당 대표에게 그렇게 진정성 없이, 그렇게 예의 없이 하는 것은 최소한의 금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TV앞에서 야당대표를 안하무인으로 조롱했다”면서 “용서할 수 없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민주당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변인들도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차영 대변인은 “집어치우라. 영수회담을 무슨 술안주 땅콩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영수회담을 야당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쇼를 하려는 것 같은데, 청와대는 이런 개그콘서트 같은 작태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신랄하게 공격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영수회담을 관계가 껄끄러운 친구 화해시키는 자리 정도로 몰고 가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손 대표가 왜 이렇게 대통령과의 대화에 장벽을 쌓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청와대 회동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되거나 정략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선(先) 대통령 사과, 후(後) 영수회담’을 요구하고, 청와대는 그 같은 전제 조건이 붙을 경우 추진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영수회담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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