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구 북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오물에 절어 곰팡이가 핀 칫솔로 아이의 이를 닦였다는 제보가 인터넷에 올라와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2일 오후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는 두 장의 사진과 함께 사연이 올라왔다. 3~4살 정도의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칫솔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엄청나게 더러웠다고 하소연했다. 이 글을 올린 정모(31)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보다 더러운 상태로 아이의 이를 닦였다고 상상하면 잠이 안 온다"고 울먹였다. 정씨는 3일 해당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정씨는 지난달 28일 아이가 1년 동안 등원한 어린이집을 옮기면서 아이의 개인물품을 전달받았다. 이 중 칫솔의 위생 상태가 심각했다. 그가 온라인에 올린 2장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사진 속 어린이용 칫솔은 누렇게 못해 검게 썩어 있었다. 중간 중간 검은 이물질도 보였다. 손잡이 부분에는 희끄무레한 곰팡이도 보였다.
정씨는 "딸 이름이 적혀 있는 우리 딸의 칫솔이 맞다"며 "선생님이 ' OO가 혼자서도 씩씩하게 이를 잘 닦는다. 칭찬을 해달라'는 말을 지난 두 까지도 들었다"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우리 아이가 쓰레기 시궁창보다도 더 더러운 칫솔로 이를 닦았다는 사실에 화가나 미친다. 어젠 악몽 까지 꾸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어린이집이 아이들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씨는 "어린이집 원장이 케이크를 사들고 집에 찾아와 사죄를 했고 교사 2명도 집에 방문해 사과 편지를 놓고 갔다"면서도 "어린이집에서는 아이 담당 교사가 퇴직해 정확한 사항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아이들이 칫솔을 가지고 장난을 쳐서 칫솔이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정씨는 "칫솔모가 삭아서 끝이 가늘어 졌는데 아이들 장난에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이해해 안 간다"며 "아이 물품을 챙겨 보낼 때 그런 것도 확인도 하지 않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해당 어린이집을 그만둔 한 아이의 부모도 '퇴소할때 누런 칫솔을 받아 황당했다'고 말해 주더라"라면서 "어떤 교사는 우리 딸의 칫솔 모 색깔이 갈색인 줄 알았는 말도 했다"고 했다.
이 같은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실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어린이집의 위생 상태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더러운 칫솔로 실제 이를 닦았던 안 닦았던 간에 멀쩡한 칫솔에 오물을 끼게 보관한 어린이 집은 문제가 많다"고 비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