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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집채만 한 파도가 두렵지 않은 이가 있을까. 지난 11일 동일본을 강타한 지진 후 쓰나미가 몰려왔을 당시,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려고 스스로를 희생한 일본 경찰관들의 사연이 일본인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미야기현경 게센누마 경찰서 소속 오타니 파출소의 센다 코지 경사(30)는 파도에 휩쓸려가는 주민을 살리려다가 목숨을 잃었다.

센다 경사는 지진 직후, 해안 근처에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주저 없이 경찰차를 몰았다. "해안 가에 다녀올게." 차창 너머 동료에게 했던 한마디가 그의 마지막 말이 됐다.

그의 동료는 순찰을 돌다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는 것에 놀라 바로 높은 지대로 도망쳤다. 도착해 아래를 바라보니, 센다 경사의 차가 물살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갔다.

잔해 더미에서 나온 그의 헬멧.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동료들은 그가 숭고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짐작할 뿐이다.

아내(30)와 네 살배기 딸, 아들(3)은 무사했지만 이들의 보금자리는 아빠와 함께 사라졌다.


지난해 4월 이곳으로 온 센다 경사는 해안가 마을에 부임됐다고 기뻐했다. "낚시를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자전거로 동네를 돌며 "힘든 일 없으세요?"라고 다정하게 말을 걸던 센다 경사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미야기현경 이와누마 경찰서의 생활안전과 하야사카 히데후미(55) 경부보도 지진 발생 당일, 타인을 위해 희생을 택했다.

그는 11일 센다이 공항 근처 해안에서 시민들의 피난을 돕다가 실종됐다. 그의 시신은 지진 발생 3일 후인 14일 해안에서 1㎞ 정도 떨어진 민가 부지에서 발견됐다.

하야사카 경부보는 집 근처에 하얀 울타리를 쳐서 손자가 뛰어 놀 공간을 만들어 줄 정도로 가정에 충실했다. 잔디 위에서 초등학교 손자와 캐치볼을 하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

그의 형(60)은 "동생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화가 난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산케이신문은 19일 저녁 온라인을 통해 두 명의 경찰관의 소식을 전하며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에서 6명, 이와테현에서 4명, 후쿠시마현에서 1명의 경찰관이 순직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