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가수 MC몽이 병역 비리 혐의에 대해 결백함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질문을 전혀 받지 않아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 의문을 남겼다.
MC몽은 19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5개월 동안 재판 과정을 거치면서 심신이 피로했는지 무척이나 수척해진 얼굴이었다. MC몽은 검은 정장에 뿔테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단상에 오른 MC몽은 A4용지 3장에 걸쳐 쓴 장문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서두에 “대중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직접 입을 열겠다”는 부분을 힘주어 읽었다.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으려고 했던 점은 없다”며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 달리 오해에서 불거진 것들”이라고 병역 비리 혐의가 없다고 강변했다.
MC몽은 가끔씩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히 “군대에 가고 싶으나 현재로는 무죄라 갈 방법이 없다”며 “군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유죄를 받는 것 뿐”이라고 설명한 뒤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모든 것을 속 시원하게 밝히겠다는 MC몽의 기자회견은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취재진에게 단 1개의 질문도 허락하지 않은 채 대리 변호인 박종범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질문 왜 안 받습니까”라고 기자들이 거세게 항변했으나 미리 짜여진 동선에 따라 이동하는 듯 이내 종적을 감췄다.
MC몽이 기자회견 초반에 말했던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더구나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나온 이야기들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던 내용이었다. 병역 기피 혐의를 강력하게 반박할 만한 주장이나 신선한 정보라고 지적할 만한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기자회견이라기보다는 ‘육성으로 듣는 MC몽의 심경 고백의 장’이라고 부르는 게 훨씬 더 적절한 표현이다.
기자회견을 열기 전 취재진이 궁금해 했던 사안 중 하나는 검찰의 항소 제기에 대항해 지난 15일 항소장을 제출한 MC몽의 현 심경이었다. 유죄 판정을 받은 병역 연기 부분에 대해 본인이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밝힐 것인가도 관건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MC몽의 생생한 주장은 들을 수 없었다. 이미 재판을 통해 혐의가 어느 정도 밝혀지고 의혹이 희석된 부분에 대해 강조하는 것으로 그쳤다. 종이에 써 내려간 과거의 울림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 MC몽의 공식 입장 표명 자리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