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아이돌 그룹 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단숨에 귀를 사로잡는 중독성 강한 노래와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한 안무가 다들 수준급이다. 비슷비슷한 색깔로는 대중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 보니 저마다의 전략 아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스타 대표’를 둔 아이돌들은 한결 수월하게 자신들을 알린다. 수장의 도움을 받아 노래를 홍보하는 건 기본, ‘스타 대표’들은 소속 가수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넓은 오지랖을 과시하고 있다. ‘스타 대표’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아이돌을 살펴봤다.
욘사마가 ‘강심장’에 떴다
남성 5인조 SS501 출신의 김현중이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냈다.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주로 해 온 소속사 키이스트로서는 김현중의 영입부터 앨범 발매까지 과감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키이스트는 김현중의 음반 사업을 위해 따로 팀을 꾸렸고 수장 배용준도 팔을 걷어붙였다. 드라마 활동 외에는 TV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던 ‘욘사마’ 배용준이 지난 7일 방송된 SBS 토크쇼 ‘강심장’ 왕중왕전에 목소리로 출연, 근황을 알렸다. 베일에 싸여 있는 배우다 보니 그저 목소리만 들렸음에도 촬영장 분위기가 크게 술렁였다는 후문이다. 물론 7일 방송분에 ‘리틀 욘사마’ 김현중이 출연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배용준은 김현중의 솔로 앨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 7일 열린 앨범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 쇼케이스 기자회견에서 김현중은 배용준과 얽힌 일화를 공개하며 스타 대표의 지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용준이 형이 이번 앨범을 내는데 물질적·정신적으로 아낌없이 지원해 줬다. 노래와 안무, 뮤직비디오 설정까지 앨범 전반에 세세히 신경을 써 주더라. 인상 깊게 본 춤이나 노래 영상도 직접 보여 주며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힘써 줬다”고 말했다. 배용준의 든든한 후원 속에 ‘브레이크 다운’은 8일 온·오프라인에 공개됐다.
미쓰에이 수지, 박진영과 ‘드림하이’로 날다
여성 4인조 미쓰에이의 수지도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지원으로 활동에 날개를 단 경우다. 올해 초 방영된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여주인공을 거머쥔 수지는 첫 연기 도전이라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박진영은 아예 연기자로 변신, 드라마에 함께 뛰어들었다. 수지를 보다 가까이에서 응원했고 드라마의 성공을 함께 기원했다. 지난 1994년 가요계에 데뷔한 후 음반 활동이나 가수 발굴에 매진해 왔던 그간의 행보와 비교하면 배우 도전은 파격적이다. 수지가 방송 초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겪을 때도 촬영장에서 곁을 지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토 사장의 야심작 ‘스매쉬’
남성 그룹 스매쉬는 H.O.T 출신 토니안이 직접 만든 팀이다. 지난 2008년 데뷔했으나 토니안의 군 복무로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주로 활동했다. 토니안은 군 제대 후 TN엔터테인먼트 대표직에 복귀, 스매쉬를 강도 높게 훈련시키고 있다.
6인조에서 5인조로 재정비해 올해 안으로 새 앨범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토니안은 스매쉬에 대해 “가창력이 뛰어나고 외모가 수려하다. 마음 씀씀이도 착하다”고 추켜세운 뒤 “H.O.T의 계보를 잇는 인기 그룹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YG의 ‘메가폰’ 양현석
인기 그룹 빅뱅과 2NE1 등이 소속된 YG 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은 소속 가수들의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YG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콘셉트의 음악을 들고 나올지 세세하게 설명해 주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경험을 소속 가수들의 음악 활동에 반영하기도 한다. 노래, 안무, 무대 동선, 의상 콘셉트 등 전반적 분야에 참여해 음악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소속 가수들의 호칭으로 시작해 이제는 별명처럼 돼 버린 ‘양 사장’의 대변인 역할이 지나쳐 물의를 빚은 일도 있다. 지난 5월 31일 대성의 교통‧사망사고 연루 사건이 터지고 이틀 뒤, 양현석은 YG 공식 블로그를 통해 대성의 무죄를 항변하는 듯한 입장 발표 글을 올렸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오토바이 운전자에 대한 부검 결과, 대성에 의한 사망이었는지 이미 사망해 있었는지에 대한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고 섣부르게 소속 가수를 옹호하고 나섰던 결과였다.
아이돌, 스스로 성장해야 할 때
‘스타 대표’의 후원으로 대중의 이목을 끄는 아이돌. ‘스타 대표’의 후광을 입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음악은 내면에 자리 잡은 재능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작업의 연속이기에 타인이 아닌 본인 스스로 농사를 지어야 비로소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스타 대표’의 지원은 윤활유 정도로 국한시키고 아이돌 스스로 자신의 음악에 대해 고민하고 향후 진로 개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파릇파릇한 청춘, 이 시대의 ‘우상’일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